파시즘에 맞섰던 라치오, 무솔리니 증손자와 프로계약 체결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인턴기자] 라치오가 새로운 어린 선수와 프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의 출신은 사뭇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라치오는 25일(한국시각) U23 팀에서 뛰던 로마노 플로리아니 무솔리니와 성인 프로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로마노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계약 사실을 알리면서 `라치오에서 첫 프로계약을 체결했고 이 셔츠와 함께 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밝혔다.

18세의 우측 풀백 로마노는 최근 23세 팀에서 많은 성장을 보였고 라치오는 로마노와 2024년 여름까지 3년 계약을 체결했다.

로마노는 그의 성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 이탈리아 파시스트 독재자이자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했던 베니토 무솔리니의 손녀이자 정치인, 알레산드라의 아들이다.

로마노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을 모두 쓰기로 해 아버지 성인 '플로리아니'. 그리고 어민의 성인 '무솔리니'를 병기하고 있다.

로마노는 이달 초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재로'와의 인터뷰에서 '무솔리니'의 후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라치오에서 난 오로지 내 경기력으로 평가를 받고 있고 무솔리니라는 내 성으로 평가받는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라치오는 과거 무솔리니가 집권하던 1920년대, 다양했던 로마 구단을 무솔리니 정권이 통합하려 했지만 이에 반대한 구단 중 하나다.

이 때 여러 로마 구단이 합쳐져 현재 AS로마가 명맥을 이어오고 있고 라치오와 함께 유이한 로마 구단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라치오의 서포터들은 극렬한 파시스트 행위를 하기로 유명하다. 수년 간 라치오의 홈 구장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그들은 `로마는 파시스트`라는 문구를 꾸준히 내걸었다.

지난 2005년엔 파올로 디 카니오가 AS로마와의 더비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서포터즈 석을 향해 파시스트 식 경례를 해 징계를 받기도 했다.

또한 2019년엔 셀틱과 UEFA유로파리그 원정 경기에서 라치오 팬들이 나치식 경례를 하면서 셀틱 팬들이 베니토 무솔리니를 처형하는 그림을 걸개로 거는 등 파시즘 추종으로 인한 여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sports@xportsnews.com / 사진=로마노 플로리아니 무솔리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