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한 허위 사실 유포가 계속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 정부가 투명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극유 유튜브들의 ‘가짜뉴스’ 팔이가 ‘백신 무용론’, ‘백신 불신론’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보건소와 간호사 협박 등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내사에 착수했다. 대구경찰청도 ‘백신 바꿔치기’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접종 당시 CC(폐쇄회로)TV를 공개하라는 등 항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접종한 간호사에 대한 공격도 이어져 보호를 위해 업무를 배제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문 대통령 부부가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 접종을 한 이후 ‘리캡(뚜껑 다시 닫기)’ 논란이 발생했다. 당시 장면을 녹화한 영상을 보면 간호사가 주사기로 AZ 백신통에서 백신을 추출한 뒤 가림막 뒤로 갔다가 나오는데, 이 때 주사기에 뚜껑이 씌워져 있다. 이를 두고 간호사가 주사기를 바꿔치기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방역당국과 종로구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당국의 해명에도 문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백신 접종을 시행한 종로구청 소속 간호사는 ‘죽여버리겠다’ 등의 협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백신 바꿔치기 의혹이 “국민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허위 정보 유포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솜씨좋은간호사’ ‘간호사의비밀’ ‘문재인 백신접종 대국민쑈 정말 수상하다’ 등의 동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캡처.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솜씨좋은간호사’ ‘간호사의비밀’ ‘문재인 백신접종 대국민쑈 정말 수상하다’ 등의 동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캡처.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솜씨좋은간호사’ ‘간호사의비밀’ ‘문재인 백신접종 대국민쑈 정말 수상하다’ 등의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 영상들은 백신 관련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세 영상들이 올라온 지난 24일에만 가로세로연구소는 슈퍼챗 수입 344만원(플레이보드 기준)을 벌어들여 국내 기준 최고 수입을 기록했다.

코로나19과 관련한 가짜뉴스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는 백신에 ‘칩’이 들어 있다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백신에 칩을 넣은 배후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있고, 그가 칩을 퍼트리기 위해 코로나19를 일부러 유행시켰다는 말까지 돌았다. 해외에서 시작된 이 음모론은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국내에도 퍼졌다. 이에 경찰은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정보 유포가 의심되는 사건을 발견해 내사 및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대국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리캡은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라며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백신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줄이려면 ‘무조건 괜찮다’고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백신의 수급부터 접종, 부작용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히 밝히면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