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매도 행진을 중단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자산조정 차원에서 올 들어 15조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팔았지만 ‘동학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국민연금이 매도 주문을 더 이상 내지 않으면 주식시장 수급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관계부처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6일 국내 주식 보유 비중과 관련한 자산조정 안건을 논의한다. 현재 14.8~18.8%인 국내 주식 보유 목표 범위를 13.3~20.3%까지 넓히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기금운용위 관계자는 “정부 측 위원은 물론 사용자 및 근로자 대표 등 위원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다”며 “26일 회의에서 무난히 통과될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833조5000억원 규모이며 국내 주식 보유분은 176조7000억원으로 21.2% 수준이다. 지난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주식 목표 범위의 상단인 18.8%를 크게 웃돌았다. 이 때문에 올 들어서만 15조원 규모 주식을 팔았고, 목표 범위의 중간인 16.8%를 맞추기 위해 추가로 15조원어치를 더 팔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이 같은 국민연금의 매도는 국내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동학개미들의 반발을 불렀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국민연금을 성토하고 매도를 금지해달라는 글이 대거 올라올 정도다. 이에 국민연금은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다음달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국민연금을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노경목/황정환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