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사는 세상 -반려견과 사람 사이, 규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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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미지투데이)
“앉아, 라고 아무리 말해도 안 들어요. 저한테 반항하는 건가요?”
세 살짜리 개를 데려온 보호자가 나에게 묻는다. 그는 상담 받는 동안 수시로 개에게 “이리 와.”, “하지 마!”, “앉아, 앉으라고!” 등등의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개는 아랑곳 않고 병원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그 때마다 그는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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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행동의학 전문가이자 수의사로 오랫동안 반려동물을 돌보면서 느낀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동물의 관계를 상하복종관계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안 돼!’, ‘하지 마!’, ‘야!’, ‘이리와’ 라는 식의 강압적으로 명령하는 복종훈련 방식은, 반려견의 두려움을 유발하겠지만 근본적으로 행동을 변화시켜 주진 않는다. 일시적으로 말을 듣는 것처럼 행동하더라도 다시 본래대로 돌아온다.
왜 그럴까? 일방적으로 금지하거나 허용하는 복종훈련은 동물의 기본적인 습성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개가 짖거나 뭔가를 물어뜯고 달려드는 등의 행동을 싫어한다. 하지만 이는 개의 자연스러운 본능에서 나온 행동이다. 개가 사람처럼 말하고, 손으로 만지며, 두 팔을 뻗어 안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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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은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상하복종관계가 아닌 상호존중관계로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의 법이 사람 개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의무를 지키게 하여 다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듯이, 사람과 반려견과의 규칙 역시 두 존재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어떤 사이든 상하복종관계로는 오래 갈 수 없다. 사람-동물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규칙을 잘 교육받은 반려견은 사람이 많은 공간에 데려가도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다. 보호자는 안심이 되어 다양한 공간에 데려갈 수 있다. 반려견은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고 사람은 다치지 않으니, 모두에게 다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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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행동, 나쁜 행동을 구분하여 좋은 행동은 강화 시켜 주고, 나쁜 행동은 억제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체벌을 하지 않아도 혼을 내지 않아도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긍정강화훈련이다. 잘한 행동은 칭찬하고 간식을 주고 스킨십을 해주어 강화시키고, 못한 행동을 나무래고 혼을 내기보다는 칭찬과 보상을 통해 학습을 하고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반려견의 근본적인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보호자는 귀찮다는 마음에 소홀해지거나 중도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반려견의 문제행동을 방치하면 불의의 사고를 피할 수 없다. 귀찮더라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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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보호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반려견을 천천히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규칙을 가르치지 않아 늦은 것 같다고? 지금이라도 정해서 가르치자. 당신의 반려견과 오래오래 살고 싶다면 꼭 필요하다. 만약 반려견의 현재 상태가 문제견인지 아닌지에 대한 구분이 힘들면 가까운 동물병원이나, 반려견 행동의학치료 전문병원에서 수의사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 이제 우리의 사고도 발전할 때가 되었다. 복종훈련이 아닌 규칙 교육으로 행복한 반려견 문화를 만들어가자.
최인영 수의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타임스퀘어점, 홈플러스중계)
마이펫TV
신지의 궁금해요 펫닥터 행동학 수의사 MC
개같은 내인생 수의사 MC
TV조선 시그널 동물구조 수의사 출연중
한국동물산업교육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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