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2020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쌍용차는 23일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작년 영업손실은 4494억원에 달했다. 총자본은 -88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쌍용차 주식은 작년부터 거래정지 상태다.

쌍용차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에 희망을 걸고 있다. HAAH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법원의 단기 법정관리 프로그램인 P플랜을 통해 회생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체 구조조정을 거쳐 산업은행에서 유동성을 지원받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쌍용차 노사는 1~2월에 이어 3~4월에도 직원 임금 50% 지급에 합의했다.

HAAH는 쌍용차의 사업 지속성과 인수 후 갚아야 할 37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HAAH가 투자를 결정하면 상장폐지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 기한은 다음달 13일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