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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는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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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권 감독, 강풀의 원작 <바보>는 2008년에 제작된 차태현, 하지원 주연의 영화다.
    어렸을 때 연탄가스로 아빠가 죽고 자기는 바보가 된 승룡이(차태현)는 홀로 토스트집을 하면서 자신을 창피해 하는 여동생 지인이(박하선)를 돌보고 있다.
    10년만에 만난 짝사랑 지호(하지원)는 오해가 있다. 지호의 아빠가 학교에 기부한 피아노를 태운 것은 실제로 상수지만 승룡이로 알고 싫어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해는 풀리고 오히려 승룡이의 도움으로 다시 피아노를 시작해서 대회를 실수없이 마무리한다.
    어느날 여동생 지인이가 아파서 학교에서 쓰러지고, 승룡이는 급하게 지인이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다행히 신장이식은 친구인 상수것과 맞다고 해서 수술계획이 잡힌다. 그러나 상수로 착각한 깡패들은 승룡이를 위협하고 동생 지인이의 수술을 위해서 승룡이는 아무말 않고 상수를 대신해 그들에게 목숨을 잃는다.
    동생 지인은 뒤늦게 오빠가 자신을 얼마나 아꼈는지 알고 후회하며 슬퍼한다.

    누가 진짜 ‘바보’인지 생각해 보게 했다.
    영화 속에서 뒤늦게 후회를 하는 사람들은 바보인 승룡이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다.
    진짜 바보처럼 산 사람들은 바로 그들이다.
    강풀의 원작 <바보>가 바보스럽지 않은 이유는 워낙 순수하고 맑기 때문이다. 어쩌면 탁하고 때묻은 우리들이 그런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가리기 위해 그들을 바보라고 부르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들에게 비춰진 바보들을 재해석 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깨닫고 있지 못할지 모르지만 사실 바보들은 신이 보낸 ‘선물’일지 모른다.
    그들의 자리가 비워진 후에야 뒤늦게 그것을 알아차리는 우리들이 오히려 진짜 바보고 멍청이다. 중요한건 그런걸 알 때는 너무 늦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가장 큰 실수는 그렇게 중요한걸 너무 늦게 깨닫는다는 것이다

    바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전달한다.
    바보들은 바보스럽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 줘 가면서도 오히려 웃는다. 바보는 슬퍼거나 힘들어도 웃기만 한다. 마치 그들이 힘들어 하면 그걸 보고 더 힘들어 할지 모르기 때문에 웃는다. 그리고 그 웃음은 상대방을 미소짓게 만든다. 바보들은 상대가 웃을 때와 고마워할 때를 가장 기뻐한다. 그리고 자신이 아끼는 무언가를 지킨다는 사실에 즐거워 한다.

    욕심이 크면 실망도 큰데 바보들은 욕심이 크지 않으니 실망도 크지 않다.
    아니 욕심이 없기에 실망도 없다. 그래서 그들은 늘 웃을 수 있다.
    웃는다는 건 여유로운 사람들이 갖는 행동적 특성이라면 그들은 더욱 많이 갖고 있고 그래서 인지 가지려고 노력하기 보다 오히려 더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바보들은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기 보다는 주어진 지금에 충실하다.
    그래서 더 여유로운지도 모른다.
    바보들은 억지로 하지 않으려 하고 우직하게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간다.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정직하게 살아간다. 그래서 늘 자신과 남에게 투명할 수 있다.

    바보가 죽으면 그때 사람들은 그 바보가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선물을 남기고 갔는지 비로서 알게 된다.
    2009년 2월 16일 한 바보가 세상을 떠났다. 그를 기리기 위해 20만명의 사람들이 세찬 추위에도 불구하고 추모행렬을 이어갔다. 한 시대를 살아간 김수환 추기경이다. 종교를 떠나 진정으로 남을 섬기고, 스스로 가난했던 그의 바보스러움이 생각난다. 마지막 가는 순간에도 안구를 기증해 두 명에게 새로운 빛을 안겨준 그였기에 법정스님은 그의 자리가 너무 크다고 애석해 했다,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십시오” 그가 남긴 유언이다. 진정한 바보가 남길 수 있는 말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의 삶은 세상에 남긴 고귀한 ‘선물’ 그 자체였다.

    차동엽 신부는 ‘당신 안에 숨겨진 바보를 찾으라’고 한다.
    그는 지고 사는 것이 이기는 지름길이고, 훌륭한 바보들의 힘으로 세상이 움직인다고 한다.
    그런 바보들이 필요하다. 온갖 처세술을 배우며 살아가기 보다 바보처럼 살아가는 사람, 무언가에 욕심내고 부추키기 보다는 지금도 충분하고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자족하며,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바보스러움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무나 그렇게 살 수는 없다.
    분명한건 바보처럼 사는 사람은 정말 용감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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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웅
    kwithu@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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