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단일화 결과 발표를 마친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여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단일화 결과 발표를 마친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이른바 '피해호소인 3인방'이 모두 캠프에서 떠난 것과 관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아프다"는 반응을 내놨다.

박영선 후보는 19일 친문 성향의 유튜브 채널 시사타파TV에 출연해서 "(고민정 사퇴가)참 마음이 아프다"면서 "오늘 좀 우울하다. 고민정 의원 사퇴로 '20만표가 날아갔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지지자들이 많이 섭섭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고작 캠프 직책 사퇴로 생색낼 일이냐"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피해여성의 절절한 호소에 '모른다'로 일관하던 민주당이 하루 만에 태세를 전환하며 군사작전 하듯 사퇴임무를 완수했다"며 "지난 8개월간 피해호소인이라며 가해놀이를 하던 이들은 상황이 불리해지니, '문득 나도 여성이었음을 알게 됐다'며 경이로운 인지 회복능력을 과시한다"고 했다.

이어 "어이가 없다. 고작 선거사무실에서 명패 하나 치우는 것이 엄청난 결단처럼 생색낼 일인가"라며 "'몇 개월 동안 고민했다'는 (고민정 의원의)참회가 진실이라면 애당초 캠프에 들어가면 안됐다"고 지적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하루 사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뜬금없는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이야기하니 소름이 끼칠 따름"이라며 "하기야 '고민정 의원 사퇴로 20만 표가 날아갔다는 말도 있다'며 방송에 나와 표 계산을 포기하지 않는 박 후보였다. 피해여성에 대한 죄책감은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무심결에 드러낸 위선과 집착이 더욱 무섭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먼저다' 여러분들의 사과는 그래서 저렴한 신파극에 불과하다"고 했다.

전날 박영선 후보 캠프의 대변인인 고민정 의원과 공동선대본부장인 진선미 의원이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은 데 이어 남인순 의원도 선대위 공동선대본부장에서 물러났다.

이들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주도한 이른바 '피해호소인 3인방'이다.
고민정 의원.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의원. 사진=연합뉴스
박영선 후보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기자들과 만나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을)짊어지고 간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의 캠프 퇴출을 거부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 때문에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되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후보는 고 의원 사의 표명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통증이 훅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간다"며 "고민정, 말없이 글을 남기고 떠난다 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치유가 된다면 하루빨리 해야 하지 않겠냐고 고민정 대변인이 되묻는다. 삶이란 것을 다시 생각한다. 아프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