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노조설립'...구글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가장 입사하고 싶은 회사' '일하기 좋은 회사'로 손꼽히는 구글(Google). 이 회사의 모기업인 알파벳 직원들이 지난 2월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2월말에는 세계 10개국 국제연합노조인 '알파글로벌' 노조까지 결성했다. 구글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한 이유는 뭘까? 구글의 노조결성은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로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윈플러스경영개발원 김명진 대표가 HR전문 월간지 『인사관리』3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정리했다.

◆최고의 직장에 잇단 잡음

"구글은 더 이상 '깨어있는 직장'은 아니었다 " 구글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한 이유다. 1994년 설립된 구글은 그동안 수평적 문화화 사내 복지가 탁월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직원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문화가 점차 퇴색됐다. 2011년 회사와 직원이 대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구글플러스의 실명정책에 대해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실명정책은 사용자의 보안 개인정보보호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년간의 지속적인 직원들의 노력으로 구글 경영진은 '실명정책'을 철회했다.
구글내 문제는 또 발생했다. 2017년 구글 엔지니어인 제임스 디모어가 남녀 성차별적인 내용을 담은 이메일 전송 파문이다. 디모어는
10페이지 분량의 이메일을 통해 '여성은 스트레스 내성이 낮기 때문에 기술 리더십에서 남성과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구글은 디모어를 즉각 해고함으로 사태를 무마했다.
2018년에는 미국 국방부의 비밀 드론 프로젝트 '메이븐 프로젝트'가 논란이 됐다. 이는 공중에서 드론이 타깃을 구분할 수 있는 전쟁용 AI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직원 300여명은 전쟁을 위한 기술개발은 하지 않겠다고 청원서를 제출했다. 같은 해 중국의 검열 기준에 맞는 검색엔지 '드래곤플라이'프로젝트에도 직원들은 '도덕적 윤리적 문제가 있다'며 탄원서를 냈다. 결국 구글은 이 두가지 사업을 철회했다.
직원 2만명이 동참한 '구글파업'도 2018년 11월에 있었다. 안드로이드 창시자인 앤디 루빈이 2014년 성적 부정행위로 회사를 떠날때 1000억달러가 넘는 금액을 받은 것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해 구글은 '인공지능 윤리팀 리더'인 탐닛 게브루를 연구논문 철회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해고 했다. 이에 구글직원과 시민들은 SNS에서 부당해고 반발 시위를 연이어 펼쳤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구글노조를 만들게 한 이유였다.

◆구글 노조 목적은 '굿 컴퍼니'

구글 직원들은 노조 설립 목적을 '기업의 윤리성 함양'에 두고 있다. 단순한 이익 추구가 아닌 회사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직원이 회사 경영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구글노조는 정규직 뿐아니라 계약직·하청업체·파트타임 직원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의 노조결성은 실리콘 밸리 다른 기업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는 '테크 액티비즘(기술 행동주의)'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있다. 테크기업들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수십억명의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는 지난 2월18일 2년 가까이 투쟁끝에 노조를 설립했다. '유통공룡' 아마존 창고 직원들도 노조 설립을 추진중이다.
실리콘 밸리의 테크기업 경영진들은 잇단 '노조 결성 유행'에 긴장을 하고 있다. 다양한 갈등과 이슈를 초래해 기업경영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