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사진)은 16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에 대해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지 14일 만이다. 정부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에도 민심 악화가 심상치 않자 대통령이 직접 사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들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적폐 청산’을 강조하며 사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이로 인해 야권에선 ‘전형적인 물타기’라며 “LH 사태를 남의 탓으로 돌린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부동산 적폐는 예전 정부부터 누적된 것이지만 이번 공직자들의 부패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라며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공분을 느끼는 국민의 허탈한 마음에 진정성 있게 응답한 것”이라며 “사과에 그치지 않고 부패 사슬을 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 대통령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부패 척결을 위해 나서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부패 구조를 엄중히 인식하며 더욱 자세를 가다듬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고자 한다”며 “공직자들의 부동산 부패를 막는 데서부터 시작해 사회 전체에 만연한 부동산 부패의 사슬을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와 함께 공공기관 스스로 직무윤리를 강화하고 사전 예방과 사후 제재, 감독과 감시 체계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력히 구축할 것을 지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경기도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공직자들이 토지를 살 때 의무적으로 시장·군수 등의 허가를 받도록 해 투기 요소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경기도 공직자 부동산 심사위원회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유재산권 침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지사는 또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도입하고, 그 대상을 지자체의 부서장과 토지개발 및 주택 관련 공직자와 공공기관 종사자 전체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영연/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