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운영 시작했으나 입소 환자 '0'…주민들 감염병 확산 우려
시 "주민 소통 계속…시설 계획대로 운영"
인천 계양구 코로나19 전담요양병원, 주민 반발에 '개점 휴업'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랐던 요양병원 내 교차감염 방지 등을 위해 인천에서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이 지정됐으나 주변 주민의 반발 등으로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다.

9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계양구 인천 제2시립 노인요양병원을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한 뒤 지난달 운영을 시작했으나 입소 환자를 1명도 보내지 못했다.

계양구 요양병원은 기존에 있던 환자 133명을 다른 치료기관으로 전원 조치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는 오지 않아 병원에는 의료진 등 직원 67명만 남아 있다.

방역 당국은 병원 인근 주민들이 코로나19 환자가 대거 입소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 등을 주장하며 반발하자 일단 지역 내 다른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으로만 환자를 보내고 있다.

계양구 병원과 함께 감염병 전담으로 지정된 서구 지역 요양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등 10여명이 입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계양구 병원 인근 주민들은 감염병 전담 병원의 운영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코로나19 확산 등을 우려하며 병원 운영에 반대하고 있다.

시는 그동안 3차례 주민설명회를 여는 등 병원 운영을 위한 설득에 나섰으나 주민 반발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인천시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주민과 소통하면서 시설을 기존 계획대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에서 요양병원 등 요양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확진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감염병 전담 시설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인천시의 판단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요양병원 내 집단감염 사례 중 상당수는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좁은 공간에서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로 함께 생활하는 환경 탓에 교차감염이 발생해 악화했다.

음압 시설 등을 갖춘 전담병원은 다른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들을 수용한 뒤 비확진자와 완전히 분리한 상태로 치료해 교차감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인천시는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은 주거지와 이격 거리나 병원 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금은 지역 내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아 기존 병상으로 감당할 수 있으나 언제 다시 상황이 달라질지 알 수 없다"며 "계속해 주민과 소통하며 전담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제2시립 노인요양병원 관계자는 "병원은 환자의 동선을 완전히 분리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방지 조치를 마친 상태"라며 "현재 환자는 없지만 언제든 환자가 입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자체 교육과 시뮬레이션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