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교육을 담당할 정보 교사를 길러내는 컴퓨터교육과는 전국 여덟 곳뿐이다. 컴퓨터 교육 정책이 정권 교체와 함께 널뛰기를 하면서 전문성 있는 교사를 양성할 기반이 부실해졌다는 지적이다.

28일 대학정보 공시 홈페이지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중등자연과학교과 주간과정으로 분류된 컴퓨터교육과는 가톨릭대 공주대 성균관대 순천대 신라대 안동대 제주대 한국교원대 등 여덟 곳이다. 고려대 한양대 충북대 서원대 등에 있던 컴퓨터교육과는 폐과 조치됐다.

고려대는 2014년 정보통신대학 컴퓨터통신공학부와 사범대학 컴퓨터교육과가 통합돼 정보대학 컴퓨터학과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컴퓨터교육과가 사라졌다. 한양대는 2007년 학부과정에서 컴퓨터교육과를 폐지한 데에 이어 2012년에는 교육대학원에서도 컴퓨터교육전공 폐지가 결정됐다. 컴퓨터공학과에서 교직 이수를 하는 것도 어렵게 됐다. 경희대 등은 컴퓨터공학과의 교직 이수 과정을 폐지했다.

한때는 각광받던 컴퓨터교육과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게 된 데에는 정부 정책의 영향이 컸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정보 교육 의무 이수 지침이 폐지되면서 정보 과목은 일반 과목이 아니라 심화 과목으로 지정됐다. 2015년 초·중등 과정의 소프트웨어(SW) 교육 필수화 조치가 있기 전까진 채용이 전무한 해도 흔했다. 컴퓨터 수업이 점차 사라진 학교 안에선 정보 교사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정보 교사 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보니 관련 전공 학생들도 교사 임용에 큰 뜻이 없다. 사립대 컴퓨터교육과를 나와 정보기술(IT) 기업에 취업한 박모씨(35)는 “입학할 때부터 임용보다는 대기업 취직을 우선하는 학과생도 다수”라며 “꼭 교사를 하겠다는 뜻이 있는 게 아니라면 졸업 즈음엔 힘든 임용시험 준비보다 차라리 취직을 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보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 자체가 적어 기간제 교사마저 못 찾는 황당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석 달 이상 인력을 못 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울에서 정보 과목을 가르치는 한 교사는 “정보교사를 하다가 다른 과목으로 간 교사도 많다”며 “코딩, AI가 뜨고 있어 다시 각광받을 수 있겠지만 ‘정부가 바뀌면 또 모른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이시은/김남영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