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사채왕' 징역 8개월 추가…사기도박은 무죄
고리대금업을 하면서 공갈과 먀약, 변호사법 위반 등 각종 혐의에 연루된 '명동 사채왕'이 법정 이자율을 초과한 이자를 받은 혐의로 추가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세현 판사는 17일 사기·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모(67)씨에게 징역 8개월을, 함께 기소된 친형(71)에게는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최씨 형제는 대부업체를 운영하던 2010년 이모씨에게 190억원을 하루 동안 빌려주고 이자로 3억5천만원(연이자율 672%)을 받는 등 30차례에 걸쳐 법정 제한 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전체 대출 30건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법정 제한 이자율을 초과한 이자를 받는 것은 대부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제도권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이용해 물질적·경제적 피해를 안겨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씨가 2011년 11월께 충북 제천의 별장에서 열린 도박판에 A(77)씨를 끌어들여 한 판에 최대 200만원이 걸린 이른바 '돼지먹기 고스톱'을 짜고 쳐 2억원을 가로챈 혐의는 무죄가 나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는 관련자들의 진술뿐"이라며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일부 목격자나 당시 범행을 모의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던 이들은 법정에서 진술을 뒤집는 모습을 보였다.

최씨는 회사 장부를 거짓으로 꾸며 조세를 포탈하고, 형사사건 로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등 여러 범죄 혐의로 2016년 징역 총 8년을 확정받았다.

그는 과거 검사 출신인 최민호(48) 전 판사에게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등 청탁과 함께 뒷돈을 건넨 전력도 있다.

최 전 판사는 2016년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