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명→457명→621명…지역발생 일평균 406명, 거리두기 2.5단계 재진입
'4차 유행' 가능성…정부, 백신 접종·개학 앞두고 환자 발생 추이 주시
400명대→600명대 직행,집단발병 속출에 설연휴 감염까지 현실화(종합)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세로 돌아선 양상이다.

설 연휴 검사건수 감소 영향으로 지난 13∼15일 사흘 연속 하루 확진자 수가 300명대에 머물렀으나 16일 다시 400명대로 올라선 데 이어 17일에는 600명대로 치솟았다.

직장, 학원, 병원 등 일상 공간 곳곳의 집단발병에 더해 설 연휴 가족모임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까지 현실화한 영향이 크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되고 다중이용시설의 운영 제한도 대거 해제된 터라 급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4차 유행'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 1월 10일 이후 38일 만에 다시 600명대…직장-학원-병원 집단감염 확산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21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400명대에서 500명대를 건너뛰고 곧장 600명대로 직행했다.

600명대 확진자는 지난 1월 10일(657명) 이후 38일 만이다.

설 연휴 기간 2만여건에 그쳤던 검사 건수가 평상시 수준인 4만∼5만여건으로 늘어나면서 확진자 수도 함께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요 방역 지표도 다소 악화했다.

'3차 대유행'이 올해 들어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천명대에서 최근 200명대 후반까지 떨어졌다가 600명대까지 증가한 상태다.

최근 1주일(2.11∼17)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04명→403명→362명→326명→343명→457명→621명을 기록하며 하루 평균 431명꼴로 나왔다.

이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406명으로, 다시 2.5단계 범위(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로 재진입했다.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400명대 기록은 지난 1일 이후 16일 만이다.

전날에는 일평균 381명으로 2단계 수준을 유지했었다.

400명대→600명대 직행,집단발병 속출에 설연휴 감염까지 현실화(종합)
◇ 집단감염 속출에 '감소세 정체→재확산' 양상…4차 유행 우려
방역당국은 현 상황을 확진자 감소세가 멈추고 언제든 다시 증가할 수 있는 '불안한 정체기'로 진단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유행이 안정적으로 감소하지 않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며 (환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특히 수도권 확산세에 대해 "개인 간 접촉에 의한 부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는 부분도 또 다른 원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수도권에서는 신규 집단감염 사례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방대본이 전날 발표한 신규 감염 상황을 보면 경기 광주시 제조업체 2번 사례에서 11명이 확진됐다.

또 인천 서구의 한 직장에서는 5명이 감염됐는데, 여기서 전북 전주시 소재 음악학원으로 전파가 일어나면서 11명의 감염자가 추가로 나왔다.

누적 확진자는 16명이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누적 117명), 강북구 사우나(42명), 구로구 체육시설(41명), 경기 부천시 영생교-보습학원(151명) 등 기존 집단발병 사례의 확진자 규모도 연일 커지고 있다.

비수도권에서는 대구 동구 음식점(10명), 부산 북구 장례식장(11명)과 관련해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충남 아산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과 관련해선 지금까지 100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확산세에 대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3차 유행이 상당히 오래 지속됐는데 충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재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설 전에는 1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가 350명 전후였다.

설 연휴 이동량 증가의 영향이 확연히 나타나는 이번 주말 이후에 이 수치가 올라가면 다시 4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되는 굉장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부산·광주·세종·경북 봉화 등서 설 연휴 가족모임 집단감염
설 연휴 가족모임 집단감염 사례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400명대→600명대 직행,집단발병 속출에 설연휴 감염까지 현실화(종합)
먼저 부산에서는 설 연휴 가족모임을 한 뒤 6명이 감염된 데 이어 가족 가운데 1명이 다니는 회사에서도 6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n차 전파'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또 세종에서는 연휴 때 조부모집에 모였던 일가족 12명 중 5명이 감염됐다.

가족 중 경기 고양에 거주하는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자 세종에 거주하는 2명도 검사를 받은 뒤 확진됐다.

광주에서는 빛고을 전남대병원 파견 간호사 A씨가 지난 15일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전남 순천에 거주하는 그의 부모도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10∼11일 부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 봉화에서도 설 연휴에 모였던 가족 4명이 코로나19에 걸렸다.

봉화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설 연휴와 거리두기 완화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국민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특히 이달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 다음 달 초·중·고교 개학이 차질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유행 규모를 확실히 줄여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새벽 5시부터 문을 연 클럽에선 마스크 쓰기와 춤추기 금지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며 "영업시간 제한으로 밤 10시에 술집이 문을 닫으면 인근 숙박업소로 옮겨 술자리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이어 "3차 유행을 확실히 제압하고 안정된 상황에서 백신 접종과 새 학기를 시작하려면 국민들이 '참여 방역'으로 함께해줘야 한다"면서 "방역수칙의 빈틈을 찾아내 악용할 게 아니라 틈새를 같이 메워 방역의 둑을 더 단단히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