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라도 개발자 경력 있다면 지원 가능'
네이버파이낸셜이 '경력 1일 이상 개발자'를 채용한다. 엔씨소프트, 카카오, 토스 등 게임·플랫폼 기업 뿐아니라 전통적인 금융사들도 앞다퉈 개발자 채용에 나서면서 '개발자 품귀현상'에 따른 묘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경력자 채용에 나선 핀테크 기업 '핀다'는 아예 코딩테스트를 없애고 면접만으로 개발자를 뽑고 있다.

초봉 5000만원은 기본....개발자 '쩐의 전쟁'

플랫폼, 게임 기업들이 '개발자 선점'을 위해 잇따라 연봉을 인상하고 있다. 이른바 개발자들을 위한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네이버는 역량있는 개발자를 뽑기위해 올해부터 대졸 학사출신 개발자 초임을 5000만원으로 올렸다. 석사출신은 5300만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매달 도서,컨텐츠 구입, 주차비 등으로 사용 가능한 업무지원비를 15만원씩(연180만원) 지원한다. 개발자에게는 300만원 예산 범위내에서 개발을 위한 기기 사양을 선택해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넥슨은 모든 신입 개발자의 초봉을 기존 4200만원에서 800만원씩 올려 올해부터 5000만원으로 지급키로 했다. 여기에 성과급은 별도다. 비대면 대출 중개·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기업 '핀다'는 신입 개발자에게 6개월 수습이후 정착 축하금, 상여금 등 5000만원의 현금보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부터 채용중인 경력직 개발자 모두에게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1억원과 사이닝보너스(1회성 입사 축하금) 10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쿠팡은 지난해 6월 5년 경력 개발자 200명을 채용하면서 사이닝 보너스 5000만원을 주겠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했다. 사이닝 보너스를 포함하면 입사 첫해 연봉은 1억원에 달한다. 토스뱅크는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과 함께 이전 직장 연봉의 최대 1.5배라는 파격 대우를 제시했다. 배달대행업체 '부릉'도 테크 2개 직군 16개 직무 개발자를 채용하면서 사이닝 보너스 5000만원을 주겠다고 할 정도였다. 그만큼 개발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개발자를 뽑고 싶어도 인력이 없다"며 읍소 했다.

네이버파이낸셜 "1일 경력자도 지원 O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채용시장이 식고 있지만, 유독 뜨거운 곳이 있다. 바로 '네카라쿠배'다. '네카라쿠배'는 네이버, 카카오,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민족을 뜻한다. 최근 IT 기반의 금융, 쇼핑몰, 배달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지속돼 개발자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개발자들 사이에선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종 꿈의 직장으로 알려져 있다.

개발자 채용이 힘들어 지면서 네이버파이낸셜은 지원자격으로 '경력 1일 이상의 개발자'란 아이디어까지 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우리는 경력이 아닌 경험으로 이야기 한다. 경력 1일이상의 개발자를 찾습니다'란 채용공고 문구로 지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방성훈 네이버파이낸셜 채용담당자는 "대졸 신입사원과 시니어 개발자 사이의 '주니어 개발자'로서 이직에 어려움을 겪는 주니어 개발자가 주된 채용 대상"이라며 "인문계열 출신이 코딩교육을 통해 개발자로 된 경우라든지, 신입 개발자로서 3년이하 짧은 경력자라면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류전형 이후 코딩테스트 에선 백엔드(Back-End) 개발자는 자바,C,C++,파이썬,코틀린 등의 모든 언어가 지원되지만, 프론트엔드(Front-End) 개발자는 자바스크립트 언어만 지원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일정기준만 통과하면 모두 면접기회를 준다. 1차 면접은 실무 조직의 리더가 참여하고 2차 임원면접에선 인성평가 뿐아니라 기술적인 지식도 묻는다. 면접은 지원자 한명당 한시간씩 깊이있는 평가를 한다. 인사담당자는 "이력서 기반의 실제 수행한 프로젝트를 질문한다"며 "CS역량, 프로그래밍 언어 등 왜 그렇게 코딩을 했는지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신입공채는 계열사 법인 전체 채용시 하고, 3년이상 경력자는 별도 채널을 통해 뽑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IT기술을 기반으로 금융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다. 2015년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네이버에서 분사해 금융사 제휴를 통해 통장, 대출 등의 서비스를 개시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