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의사 밝히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 판매" 압박

러시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 개발을 지원한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가 브라질 정부에 백신 구매 의사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 보건당국에 신속한 긴급사용 승인을 촉구하면서, 스푸트니크 V 구매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 국부펀드 대표, 브라질에 '스푸트니크 V' 신속한 승인 촉구
이는 스푸트니크 V가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입증된 이후 각국이 구매 의사를 밝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스푸트니크 V는 19개국에서 승인받았고 가장 효과적이고 저렴하며 운반이 쉬운 백신"이라면서 "브라질이 필요로 하지 않으면 스푸트니크 V를 다른 나라에 판매할 것이며, 많은 나라가 스푸트니크 V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보건부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전날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하는 제약업체에 대해 자국 내에서 3상 임상시험을 반드시 거치도록 한 규정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국에서 이루어진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인정해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스푸트니크 V와 미국 제약사 모더나 백신, 인도 제약사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 '코박신'(Covaxin)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이 이뤄질 여건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국가위생감시국이 긴급사용을 승인한 것은 중국 시노백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2가지뿐이다.

러 국부펀드 대표, 브라질에 '스푸트니크 V' 신속한 승인 촉구
국가위생감시국의 발표가 나온 직후 보건부는 러시아·인도와 백신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스푸트니크 V 10만 회분과 코박신 20만 회분을 구매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타결되면 스푸트니크 V는 다음 달, 코박신은 이달과 다음 달에 걸쳐 브라질에 제공된다.

브라질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전날까지 전체 인구의 1.3%를 약간 넘는 276만7천여 명이 접종을 마쳤다.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33만9천420명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 누적 사망자는 22만7천563명으로 두 번째로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