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했으면 그 짓 하겠나" 배달원 모욕한 학원 셔틀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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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파일 공개되자 네티즌 공분
![서울 시내 배달원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01.25238104.1.jpg)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저런 말까지 들어야 하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01.25238102.1.jpg)
이에 따르면 지난 1일 배달 앱을 통해 커피를 주문한 어학원 셔틀도우미 A씨가 주소를 잘못 입력해 추가 배달료 3000원을 청구받은 게 발단이 됐다. 배달원이 학원에 가 배달을 마친 뒤 추가 배달료를 요청하자 A씨는 "지금 바쁘니까 아래에 내려가서 기다려라"고 했고 배달원은 1층 밖에서 5분가량 기다렸다.
다른 주문을 받아 시간이 촉박해진 배달원이 다시 학원으로 올라가 결제를 요청하자 A씨는 "바쁘니까 기다려라"며 재차 말한 다음 결제를 마쳤다. 이후 A씨는 배달업체에 전화를 걸어 배달원에 대한 조롱과 모욕을 쏟아냈고 이에 배달대행업체 사장은 해당 내용을 녹음해 온라인에 공개했다.
A씨는 통화에서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으면 배달을 했겠나", "공부 못하니까 할 줄 아는 게 배달원 밖에 없다", "배달원은 중졸, 고졸 다 받으니까"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배달업체 사장이 "인권 비하 발언은 하지 마시라. 말씀이 지나치다" 등 불쾌함을 표했으나 A씨는 "돈을 못 버니까 그 일 하겠지. 회사에서 인정받고 돈 많이 벌면 그 짓 하겠나" 등 모욕적인 말들을 이어갔다.
사장이 "얼마 버는지 알고 말씀하시는 거냐. 잘 버시는 분은 1000만원도 더 번다"고 하자 A씨는 "그렇게 고생해서 1000만원? 미안한데 내가 일주일에 버는 게 1000만인데"라며 비웃었다.
배달업체 사장은 해당 내용을 폭로하며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어느 가정의 한 구성원으로서 저런 말까지 들어야 하느냐"며 "그렇게 우리가 실수한 건지 궁금하다"고 했다.
"배달원에 대한 평소 인식 고스란히 드러나"
![[사진=라이더유니온 페이스북 캡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01.25238103.1.jpg)
논란이 커지자 해당 어학원 측은 3일 "A씨는 학원 강사가 아닌 셔틀도우미로 확인됐다.해당 직원은 1개월 정도 셔틀도우미로 근무했고 1일 마지막 근무 후 2일 퇴사했다"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본 사안에 대해 해당 가맹점에 재발 방지 차원의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앞으로 본사는 가맹점과 함께 재발 방지 및 보다 양질의 교육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라이더유니온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3일 공식입장문을 내고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라이더유니온과 피해자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나쁜 손님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배달노동자들에게도 최소한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적용하고 여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라이더유니온은 "피해자와 라이더유니온이 바라는 것은 폭언을 한 손님의 진심 어린 사과"라며 "손님은 공인이 아니며 개인일 뿐이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사회적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