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헌혈, 모두를 위한 나무 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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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영 < 대한적십자사 회장 hyshin@redcross.or.kr >
![[한경에세이] 헌혈, 모두를 위한 나무 심기](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07.24873649.1.jpg)
100세 시대 고민의 결은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도보 여행자로 유명한 프랑스인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인생은 60세에 시작한다”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줬고, 조선 후기 문인 황흠(黃欽)은 80세에 밤나무를 심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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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고통이 가중되는 시기에 나눔의 정서는 더 절실하다.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헌혈 인구는 더 줄어 지난해 국내 헌혈자는 261만 명으로, 2019년에 비해 18만 명이나 줄었다.
안타까운 것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헌혈에 인색한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전체 헌혈자 중 중장년층(3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21.9%에서 지난해 44%까지 올랐지만, 70%가 넘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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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올 한 해를 반성해 봅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다. 200회 가까이 헌혈을 했다는 것으로 보아 메일을 보낸 이는 적은 나이가 아닌 듯하다. 헌혈 200회를 채우는 것이 작년 목표였으나 코로나19 때문인지, 게으름 때문인지 196회밖에 하지 못했다며 2021년에는 더 분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짧은 편지였지만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이웃 사랑의 실천이자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위인 헌혈을 자녀 세대에게만 맡겨 놔선 안 된다. 공동체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일에 헌신하는 이가 따로 있고 수혜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나무심기와 같이 다음 세대를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해 중장년층이 헌혈에 적극 동참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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