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시장 판권 가치가 약 1조원으로 평가됐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를 기술수출한 회사의 지분을 약 6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시장 판권을 보유한 스위스 바이오 회사 아벨테라퓨틱스가 이탈리아 안젤리니파마에 인수됐다고 4일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9억6000만달러(약 1조387억원)다. 안젤리니파마가 지분 100%를 가져간다. SK바이오팜은 보유하고 있던 아벨테라퓨틱스 지분 12%를 5500만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3200만달러는 올 1분기 안에, 나머지 2300만달러는 유럽 시판 허가 및 판매 시점에 받기로 했다.

아벨테라퓨틱스는 2019년 2월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내 상업화 권리를 인수한 회사다. 계약금액은 5억3000만달러다. 유럽 지역 상업화를 위해 이뤄진 중추신경계 기술수출 중 최대 규모였다. 선 계약금은 1억달러다. 안젤리니파마는 계약금을 제외한 총 4억3000만달러 규모의 세노바메이트의 기술이전 계약을 승계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로 예상되는 유럽의약품청(EMA) 허가가 이뤄지면 추가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가 들어올 전망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는 아벨테라퓨틱스의 유일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라며 “이번 인수로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시장 판권 가치가 1조원에 달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선 직접 판매망을 구축해 세노바메이트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중국에선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세노바메이트 1·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일본과 유럽은 기술수출을 통해 판권을 이전했다. 작년 10월 일본 내 상업화를 위해 오노약품공업에 총 계약금액 531억엔(약 5788억원)에 기술을 이전했다. 2024년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피에루이지 안토넬리 안젤리니파마 사장은 “세노바메이트의 상업화는 안젤리니파마가 중추신경계 분야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작년 106억원에서 올해 732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에서 적응증이 확대되는 2024년엔 매출이 5682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