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장을 맡은 윤호중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조속히 법제화하겠다”며 “내년 2월 내에 법안을 제출하고, 상반기에 국회에서 심의하고 의결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권 분리 시기에 대해서는 “법 개정 후 유예기간 등을 둘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하는 검찰 조직 개편을 법안에 담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법원 결정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사실상 무산되자 입법을 통한 ‘검찰 힘 빼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28일 당내 권력기관개혁태스크포스를 검찰개혁특별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며 검찰 조직 축소 등을 위한 법안 마련에 돌입했다. 검찰개혁특위는 29일 1차 전체회의를 열고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방안을 비롯해 기소권 남용 방지, 검찰의 조직 운영 정비 등에 대해 논의했다.
검찰개혁특위는 검사동일체 원칙을 뿌리 뽑고 조직 운영에 대해서도 칼을 들이대겠다고 압박했다. 윤 의원은 “검찰청법에 명시된 상급자의 구체적인 사건 지휘 감독 범위를 국민 인권보호나 사법의 평등 구현 등 꼭 필요할 때만 적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겠다”며 “수사권을 전부 떼어내면 (상명하복의 법적 근거가 되는) 검찰청법까지 함께 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법무부가 검찰개혁 권고사항으로 제시한 법무부의 탈검찰화, 대검찰청의 정보 수집 기능 폐지 등의 실태를 점검한 뒤 법 개정이 필요할 경우 반영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윤 총장 탄핵론’에 대해서는 “임기가 내년 7월이면 끝나는 분의 지휘권을 박탈한다고 무슨 변화가 있겠냐”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반발하는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을 심리한 판사가 선고하는 것처럼 검찰도 수사한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게 국내 형사사법 체계에 맞다”며 “일각에서 공소권 남용 문제를 지적하지만, 수사심의위원회나 전문수사자문단 등 견제 기구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검찰개혁은 검찰로부터 빼앗은 힘을 자신들의 말을 잘 듣는 권력기관에 넘겨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훈/이인혁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