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서 포스팅 거쳐 MLB로 직행한 5번째 사례 될 듯
'샌디에이고행 유력' 김하성, 히어로즈 출신 3번째 빅리거 임박
김하성(25)의 빅리그 입성이 가시화하고 있다.

김하성이 미국프로야구(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마무리하면, 2008년 창단한 키움 히어로즈는 구단 역대 3번째 빅리거를 배출한다.

MLB닷컴은 29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입단 합의했다.

피지컬 테스트가 끝나지 않아서 구단은 계약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애슬레틱의 데니스 린, MLB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등 복수의 현지 취재진도 김하성의 샌디에이고행을 점치고 있다.

많은 현지 취재진이 예상하는 계약 규모는 '4년 이상, 연평균 700만달러 수준'이다.

김하성 이전에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는 왼손 투수 류현진(33·2013년), 내야수 강정호(33·2015년), 박병호(34·2016년), 김광현(32·2020년) 등 4명이다.

2009년 당시 롯데 자이언츠 소속 최향남이 101달러의 상징적인 금액만 제시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마이너 계약이었고 메이저리그 무대는 밟지 못했다.

'코리언 빅리거'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구단은 키움 히어로즈다.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창단한 키움은 이미 두 차례 코리언 빅리거를 배출했다.

모기업 없이 네이밍 스폰서십 등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키움 히어로즈는 소속 선수들의 빅리그 진출에 관대하다.

'빅리거 배출'의 명예는 물론이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얻는 이적료로 실리도 챙겼다.

2014년 히어로즈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하성은 같은 포지션에서 뛰던 강정호가 빅리그에 연착륙하고, 존경하는 선배 박병호가 미국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빅리거의 꿈을 키웠다.

'샌디에이고행 유력' 김하성, 히어로즈 출신 3번째 빅리거 임박
김하성은 포스팅을 시작하며 "박병호 선배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조언을 직접 해주시진 않았다.

하지만 박병호 선배님은 평소에도 팀의 기둥으로써 선수들한테 좋은 영향을 끼치신다"라며 "지금까지 선배님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나를 포함한 후배들에게 보여주신 행동들 하나하나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계약 규모는 선배 강정호, 박병호를 넘어설 전망이다.

강정호는 만 28세, 박병호는 30세에 빅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일찌감치 KBO리그 1군 무대에 자리 잡은 김하성은 2021년 기준, 만 26세에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

'젊은' 김하성은 공·수·주에 모두 능하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지난해와 올해 3루수로 자주 출전했다.

고교 시절에는 2루수로도 뛰었다.

2020년 김하성은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 23도루로 맹활약했다.

야구 예측 시스템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는 "김하성의 2020년 KBO리그 성적을 메이저리그 성적으로 변환하면 '타율 0.274, 출루율 0.345, 장타율 0.478, 24홈런, 17도루'가 된다"고 분석했다.

KBO리그에서는 7시즌 동안 타율 0.294, 133홈런, 575타점을 올리며 꾸준하게 활약했다.

3번째 빅리그 배출이 유력한 키움은 김하성을 영입하는 빅리그 구단으로부터 이적료를 받는다.

'샌디에이고행 유력' 김하성, 히어로즈 출신 3번째 빅리거 임박
KBO에서 MLB로 직행한 첫 번째 야수인 강정호는 2016년 최대 5년간 1천650만달러를 받는 조건에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했다.

4년간 보장 금액은 1천100만달러로 평균 연봉은 275만달러였다.

5년째엔 선수와 구단이 서로 옵션을 거는 형태였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소속팀 히어로즈 구단에 이적료 500만2천15달러를 줬다.

박병호도 강정호와 같은 방식으로 2016년 미네소타 트윈스와 최대 5년간 1천85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4년 보장 액수는 1천200만달러로 연평균 300만달러였다.

미네소타 구단이 히어로즈 구단에 준 이적료는 1천285만달러였다.

KBO리그 출신 역대 최고 포스팅 이적료는 류현진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하며 전 소속팀 한화 이글스에 안긴 2천573만7천737달러다.

강정호, 박병호, 류현진은 김하성과 다른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당시에는 최다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만이 선수와 협상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이적료는 오르고, 선수가 얻는 금액은 줄었다.

2018년 KBO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한미프로야구 협정으로 포스팅시스템을 개정했다.

이제는 30개 전 구단이 포스팅을 신청한 선수와 협상할 수 있다.

응찰료에 따라 결정되던 이적료 지급 기준도 바뀌었다.

계약 총 보장액에 따라 이적료를 차등 지급한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선수에게 보장한 전체 계약 금액이 2천500만달러 이하면 메이저리그 구단은 이 액수의 20%를 KBO리그 구단에 지급한다.

2천500만달러를 초과해 5천만달러 이하면 2천500만달러의 20%와 2천500만 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7.5%를 더한 금액을 원소속구단에 준다.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5천만 달러를 초과하면 최초 2천500만 달러의 20%, 2천500만∼5천만 달러의 17.5%, 그리고 5천만 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5%를 더해 KBO 구단에 건넨다.

개정한 포스팅 규정을 처음 적용한 KBO리그 출신 선수는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2020년 세인트루이스와 2년 보장 800만달러에 계약했다.

세인트루이스는 SK 와이번스에 160만달러를 줬다.

김하성은 강정호, 박병호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수령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적료는 박병호가 히어로즈 구단에 안긴 1천285만달러의 절반 수준이 될 전망이다.

만약 김하성이 연평균 700만달러로 4년 계약을 해 총 2천800만달러를 보장받으면, 메이저리그 구단이 키움에 내줄 이적료는 552만5천달러가 된다.

◇ 역대 포스팅시스템 거친 KBO리그 선수 MLB 계약 조건(29일 현재)

┌────┬────────────────┬───────────────┐
│순위 │선수(팀) │계약 조건 │
├────┼────────────────┼───────────────┤
│1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6년 3천600만달러 │
│ │2013년 │(이적료 2천573만7천737달러 │
│ │ │) │
├────┼────────────────┼───────────────┤
│2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4+1년 최대 1천650만달러 │
│ │2015년 │보장금액 4년 1천100만달러 │
│ │ │5년째 구단옵션 550만달러 │
│ │ │(이적료 500만2천15달러) │
├────┼────────────────┼───────────────┤
│3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4+1년 최대 1천850만달러 │
│ │2016년 │보장금액 4년 1천200만달러 │
│ │ │5년째 구단옵션 650만달러 │
│ │ │(이적료 1천285만달러) │
├────┼────────────────┼───────────────┤
│4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년 최대 1천100만달러 │
│ │) │보장금액 800만달러 │
│ │2020년 │인센티브 300만달러 │
│ │ │(이적료 160만달러) │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