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연구에 처음 유전학 도입…"후배 연구자들에게 도움되고 싶어"
'1호 국가과학자' 신희섭 IBS 연구단장 정년퇴임
대한민국 1호 국가과학자인 신희섭 박사가 23일 정년 퇴임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날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신희섭 인지·사회성 연구단장의 온라인 퇴임식을 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병선 차관, 서울대 오세정 총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윤석진 원장 등이 온라인으로 축사를 했다.

신희섭 단장은 2006년 대한민국 1호 국가과학자로 이름을 올린 뇌 과학자다.

197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며 임상의에서 기초의학자로 진로를 바꿨다.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포스텍 교수를 거쳐 KIST 책임연구원, 뇌과학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2012년 7월 IBS의 첫 연구단장으로 선정됐으며, 현재까지 인지·사회성 연구단 내 사회성 뇌과학 그룹을 이끌어왔다.

'1호 국가과학자' 신희섭 IBS 연구단장 정년퇴임
30여년 동안 뇌 연구에 매진해오면서 국내 처음으로 이 분야에 유전학을 도입했다.

간질·운동 마비 등 뇌 신경질환 원인을 유전자 수준에서 규명한 연구(1997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 게재)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어 수면 중 뇌파를 조절해 학습 기억력을 2배 높인 연구(2017년), 공포 기억을 억제하는 뇌 회로를 규명한 연구(2019년) 등 197편의 논문을 저명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호암상(2004년), 국민훈장 동백장(2004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2005년) 등을 받았다.

신 단장은 "정해진 대로 의사의 길을 가는 것이 싫어 기초과학자로서 살아온 지 어느덧 46년이 됐다"며 "따로 스승 없이 시작한 이 길에서 수많은 동료와 선후배 연구자들의 도움을 받아 행복한 연구자로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뇌 과학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IBS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며 "그동안 연구단에서 이룩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후배 연구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퇴임 후 계획을 밝혔다.

신 단장의 정년 퇴임에 따라 신 단장이 이끌던 사회성 뇌과학 그룹은 폐지되며, 소속 연구인력은 인지 교세포 과학 그룹으로 전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