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째 1천 명을 넘으며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는 19일 각 지역 임시 선별검사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전국 주요 관광지에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준 모습이다.
◇ 휴일도 없다…코로나19 선별검사소 진땀 이날 인천 남동구 중앙공원 내 임시 선별검사소에는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로 긴 줄이 생겼다.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소독 작업으로 운영이 중단되자 뒤늦게 도착한 시민들은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남동구에 사는 유모(28) 씨는 "회사 건물 근처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휴일을 이용해 선별검사소를 찾았다"며 "검사 시간은 아니지만, 줄이 어느 정도 있는지 확인하려고 미리 왔다"고 말했다.
이곳 관계자는 "오전에만 180명 정도가 검사를 받았고, 시간이 부족한 탓에 나머지 시민에게는 오후에 다시 와달라고 안내했다"며 "보통 100명 이내로 검사가 이뤄지는 평일에 비해 검사 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기 용인 처인구 보건소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수도권 확산세가 워낙 무섭다 보니 휴일을 이용해 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많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을 선 시민들이 몸을 녹일 수 있도록 핫팩을 하나씩 나눠주고 있다"며 "전날 하루 용인시 내 코로나19 검사량은 2천 건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스키장 발 감염이 확산한 강원 평창군에서는 대관령면 횡계리 올림픽플라자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선별검사소를 운영하는 등 수도권 외에도 강원, 대구, 광주 등 각 지역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휴일임에도 코로나19 검사로 진땀을 흘렸다.
◇ 손님으로 붐빈 대형마트…"사재기는 없어" 수원 광교신도시 소재 이마트는 주말을 맞아 식료품을 사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안이 나온 가운데 생필품 사재기 조짐이 나오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실제로 이런 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즉석밥, 라면, 생수 등이 진열된 코너에는 물품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특정 식료품을 무더기 구매하는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비슷한 시간 부산 해운대 대형 할인점은 일찍부터 장을 보러온 사람들로 계산대마다 대기 줄이 생겼지만, 이곳에서도 사재기 조짐은 없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사재기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이르는 말인데, 지금 어느 매장을 가든 원하는 생필품을 모두 살 수 있다"며 "재택근무, 등교 제한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생필품 판매량이 품목별 10%가량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사재기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대신 집 앞의 소규모 마트나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주부 김수현(45) 씨는 "코로나19로 외식을 꺼리는 데다 연말 송년회 등 모임이 없어져 가족들이 집에 머물면서 집밥을 먹는 횟수가 많아 장을 많이 보고 있다"며 "코로나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형마트보다는 집 앞 마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주말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배달이나 포장만 가능해 내부가 썰렁한 반면 차에서 주문하고 받는 드라이브 스루 카페는 차량 행렬이 종일 이어졌다.
◇ 추운 날씨에 코로나19까지…주요 관광지는 한산 한파경보가 발효한 강원 내륙과 산지는 이날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졌다.
추위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본격적인 시즌을 맞은 스키장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강원 정선 하이원 스키장 입장객은 이날 정오 현재 1천200여 명으로, 지난 토요일 입장객 3천400여 명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에 그쳤다.
승강장 입구, 곤돌라 탑승장, 스키하우스 등 리조트 시설 곳곳에 배치된 하이원 스키장 직원들은 방문객의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에 분주했다.
겨울철 육지에 비해 따뜻한 날씨 덕분에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제주도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
지난 18일 기준 제주도 하루 입도 관광객은 1만8천400명으로 집계돼 지난달 하루 4만 명이 찾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부산에서는 해운대 해수욕장, 광안리 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지가 한산했고, 전북 전주 한옥마을은 평소보다 관광객이 없어 조용했다.
옛 대통령 전용 휴양시설인 충북 청주 청남대 입장객은 지난주와 비교해 반으로 줄어 이날 오후 1시 기준 250명이 방문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