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닷새간 가족 방문 및 이동 등 허용 예정
런던 등 감염 확산하자 "조촐한 크리스마스 보내야" 당부
'이러지도 저러지도'…코로나 확산 속 크리스마스 맞는 영국
연중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영국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영국은 이미 한국의 설이나 추석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제한 조치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수도 런던을 비롯한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최대한 조촐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것을 당부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4개 지역 모두 예정대로 크리스마스 기간 코로나19 제한조치를 완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정부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최대 3가구가 '크리스마스 버블(bubble)'을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버블'은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개의 버블은 한 가구 구성원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떨어져 사는 조부모와 부모, 자녀 등 3대가 크리스마스 버블을 형성하면 한 집에서 모여 함께 연휴를 보낼 수 있다.

이 기간에는 지역 간 이동에도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당초 지난달 5일부터 4주간 잉글랜드 지역에서 시행한 2차 봉쇄조치로 코로나19 재확산 세가 꺾이자 지난달 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런던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다시 코로나19 감염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제한 완화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새해 들어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코로나 확산 속 크리스마스 맞는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미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계획을 세운 이들에게 이를 불법화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한편으로 "조촐하고 짧은 크리스마스가 더 안전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라며 최대한의 주의를 당부했다.

크리스마스 버블을 세 가구까지 허용한 것은 최대치이지 이를 목표로 하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능한 한 이 기간에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자제하고, 코로나19 감염이 심각한 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집이 아닌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거나,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고령의 가족이나 친척 방문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웨일스 자치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크리스마스 버블을 두 가구만 허용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는 크리스마스 시즌 중 하루만 가족 등을 만날 것을 당부했다.

존슨 총리는 "백신 및 다른 조치들 덕분에 우리는 내년 부활절이면 상황이 나아질 것임을 안다"면서 "아울러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이 나라의 모든 가정이 평상시와 같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