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0㎝짜리 평균 3만원…16일부터 온라인 '거제 대구 수산물 축제'
대구탕 한 그릇에 추위가 눈 녹듯…겨울 생선 대구잡이 시작
찬 바람이 불자 겨울 생선 대구가 돌아왔다.

대구는 초겨울에 접어드는 11월 말부터 북쪽 찬 바다에서 남해안 진해만으로 회귀한다.

진해만을 둘러싼 거제, 창원 진해, 부산 가덕도 어민들은 일제히 대구잡이를 시작했다.

거제시 장목면 외포항은 진해만에서 잡힌 대구가 모이는 집산지 중 한 곳이다.

16일 새벽 거제수협 외포 위판장에는 갓 잡힌 대구 100여 마리가 나무 궤짝에 1∼2마리씩 담겨 경매에 나왔다.

몸길이 40∼60㎝짜리 1마리가 평균 3만원 대에 팔렸다.

대구는 러시아 캄차카반도 등 북태평양에 살다가 겨울이면 알을 낳으러 진해만으로 내려온다.

매년 11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전국 최대 규모 대구 어장이 진해만에 형성된다.

지난해 11월∼올해 2월 사이 거제도 연안에서만 대구 6만1천 마리가 잡혀 겨울 한 철 어민들 주머니를 두둑하게 했다.

대구는 자루 모양으로 생긴 '호망'이라는 그물로 잡는다.

대구 회유로에 호망을 쳐 놓고 기다리면 이동하던 대구가 들어가 잡힌다.

호망 허가를 받은 거제 어선 79척이 겨울 한철 대구잡이에 나선다.

대구탕 한 그릇에 추위가 눈 녹듯…겨울 생선 대구잡이 시작
김용호 거제대구호망협회 회장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대구를 잡기 시작했지만, 아직 마릿수가 충분하지 않다"며 "날씨가 더 추워지면 더 많은 대구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는 한때 1년에 10마리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귀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수정란 방류 사업으로 어획량을 회복했다.

매년 1월 16일∼2월 15일까지는 대구 금어기다.

이때는 암컷과 수컷 대구를 잡아 수정란을 만들어 진해만 일대에 방류한다.

비린내가 거의 없는 대구는 주로 맑은 탕으로 먹는다.

대구 조업 시작과 함께 외포항 등 진해만 연안 횟집, 식당에서는 일제히 대구탕을 내놓기 시작했다.

전행자 외포항 중앙식당 사장은 "아무리 추워도 뜨거운 대구탕 한 그릇을 먹으면 추위가 눈 녹듯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겨울철 대구가 흔한 거제에서는 떡국에 대구를 넣거나 회로 먹기도 한다.

대구탕 한 그릇에 추위가 눈 녹듯…겨울 생선 대구잡이 시작
내장을 빼고 바닷바람에 말려 먹기도 한다.

알, 내장, 아가미로는 젓갈을 담아 먹는 등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대구잡이가 본격화하면서 거제시는 16일부터 '거제 대구 수산물 축제'를 연다.

매년 외포항에서 열던 축제를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내년 1월 15일까지 한 달간, 외포항 등 거제시에서 식당을 이용하거나 수산물을 구매한 인증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거나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대구탕 세트를 준다.

대구탕 한 그릇에 추위가 눈 녹듯…겨울 생선 대구잡이 시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