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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난 쌍용차에 손 떼기 바쁜 마힌드라…노조도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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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힌드라-HAAH 지분 매각 협상 난항
    2010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 사진=변성현 기자
    2010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 사진=변성현 기자
    인도 마힌드라의 시간끌기에 쌍용차가 부도 위기에 처했다. 11년간 무파업으로 경영 정상화에 협력해온 노조도 마힌드라의 태도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쌍용차는 자금 부족으로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600억원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문제가 된 금액은 JP모건 약 200억원, BNP파리바 10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약 300억원과 그 이자 6000여만원이다.

    쌍용차는 대출 만기 연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은 당초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보증을 믿고 자금을 내어준 것이기 때문이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며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만큼 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하고 쌍용차가 자기자본 7492억원의 8.02%에 해당하는 대출 금액을 마련하지 못하면 부도를 맞을 수 있다. 오는 21일 산업은행이 빌려준 900억원의 만기도 다가오는 등 단기 부채는 3000억원에 이른다.

    삼정회계법인은 분기보고서에서 "3090억원의 영업손실과 3048억원의 분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357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HAAH 나섰지만…마힌드라 협상 난항

    쌍용차가 약 600억원 상당의 외국계 은행 대출금을 기한 내 상환하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쌍용차가 약 600억원 상당의 외국계 은행 대출금을 기한 내 상환하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쌍용차가 자금난을 해소하고 존속하려면 새로운 투자자를 구해야만 한다. 쌍용차도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 충분히 갚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 체리차가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미국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지분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당장 쌍용차에서 손을 떼겠다는 마힌드라 때문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 타임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HAAH오토모티브는 전략적투자자(SI)로 쌍용차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일부 지분을 2억5800만 달러(약 2818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마힌드라에 제안했다.

    마힌드라는 더 높은 가격에 쌍용차 지분을 모두 팔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디아 타임즈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HAAH오토모티브는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마힌드라는 보유한 지분을 모두 팔겠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한 논쟁이 지분 가치 평가와 규제 문제로도 이어져 협상에 난항을 겪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AAH오토모티브는 마힌드라가 보증을 선 쌍용차의 대출 만기 연장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경영권을 확보해도 대출 만기에 허덕이면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도 어려우니 보증인인 마힌드라가 최소한의 책임으로 대출 만기 연장을 성사시키라는 논리다.

    결단 못 내리는 마힌드라에 노조도 '경고'

    지난 4월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한 쌍용차 노사. 사진=쌍용차
    지난 4월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한 쌍용차 노사. 사진=쌍용차
    2010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는 그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약 6400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율은 74.65%까지 높아졌지만, 현재 가치는 절반을 다소 웃도는 3800억원대에 그친다. 반토막난 쌍용차 지분을 모두 손절하고 싶다는 것이 마힌드라의 속내다.

    결국 지난한 협상 끝에 마힌드라는 감자를 통한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인도 당국이 규정 위반을 이유로 매각을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마힌드라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동안 쌍용차는 새 투자자 확보마저 늦어져 부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쌍용차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측과 협력해온 노조도 마힌드라에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11년간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했고 최근에도 품질혁신을 위한 노사공동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힌드라의 욕심에 지분 매각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쌍용차 노조의 시각"이라며 "쌍용차의 활로가 지분 매각에 있는 만큼, 마힌드라에 책임감 있는 희생과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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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성 기자
    한경닷컴 금융부동산부 오세성 기자입니다.

    재계, 석유화학·중공업, 전자·IT, 자동차를 거쳐 현재는 부동산을 맡고 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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