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유산 등록' 50년 명동 노포…쓸쓸한 퇴장

전주중앙회관, 외국인 관광객 발길 끊겨 7월 문닫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관광명소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50년 전통을 자랑하던 명동의 유명 음식점이 영업난에 문을 닫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서울시와 중구에 따르면 지하철 4호선 명동역 5번 출구 인근 비빔밥 식당인 전주중앙회관이 지난 7월 영업을 종료했다.

중구 관계자는 "7월 13일에 폐업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전주중앙회관의 역사는 기록마다 정확한 연도에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1950년대 중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주에서 운영되던 '신신식당'이 1974년 신세계백화점 안으로 이전하면서 '중앙회관'이 됐고, 1981년 상호를 '전주중앙회관'으로 변경해 올해까지 영업하던 명동 자리로 재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음식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국인 손님이 끊기면서 극심한 영업난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중앙회관은 명동이라는 입지와 비빔밥이라는 메뉴 특성상 외국인 관광객이 손님 70% 이상을 차지했다.

대구 지역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던 지난 3월 한 달은 영업을 일시 중단한 적도 있다.

업주의 한 친척은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4월 이후 사실상 휴업 상태였다"며 "값비싼 임대료와 직원 월급 등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주의 친척은 현재 대구의 한 쇼핑몰에서 같은 이름의 비빔밥집으로 가게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명동 전주중앙회관은 서울시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근·현대 문화유산 중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골라 지정하는 '서울미래유산'으로도 등록됐으나, 폐점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등록이 해지됐다.

서울시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폐업 사실을 뒤늦게 알고 사업주와 연락을 시도했는데 닿지 않았다"며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중앙회관 인근 상인들은 "저런 집이 폐업할 정도면 명동 상권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냐"라며 혀를 찼다.

식당을 아끼던 외국인 관광객들도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뒤늦게 폐업 소식을 접한 한 대만 누리꾼은 인스타그램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라는 글을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