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이 코스피지수가 내년에 32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재 지수보다 18% 이상 더 상승할 것이란 얘기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강한 실적 반등이 예상되는 데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로 돈이 주식시장으로 쏠려 주가를 부양할 것이란 설명이다.

8일 JP모간은 내년 한국 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고 “강한 실적 성장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3200선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국내 일부 증권사도 최근 국내 증시 강세에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3000선 이상으로 높여 제시하고 있지만, 해외 IB에선 처음 나온 과감한 전망치다.

JP모간은 내년 국내 상장 기업의 총 영업이익은 56%, 순이익은 53%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 측은 “내년 영업이익과 순이익 절대 수치는 이전 최고점인 2018년보다 약간 낮지만 반도체 호황기였던 그때와 달리 모든 부문에서 균형 잡힌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MSCI한국지수에서 2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기업은 주주 환원정책 강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요성 부각,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대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그동안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던 부분들을 해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간은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점도 증시를 강하게 밀어올릴 요인으로 봤다. 또 성장 산업에서 신규 기업공개(IPO) 기업들이 여럿 대기 중인 점도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코로나19 백신 보급, K콘텐츠의 글로벌 입지 확대, 전자상거래의 구조적 성장 등도 한국의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JP모간은 “지난 10월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에도 불구하고 전례 없는 수준의 개인투자자들 참여가 올해 한국 시장을 떠받쳤다”며 “시가총액 상위에서 헬스케어와 배터리 등 성장주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상승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