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최남단 하이난성에 수백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이난에서 6개월 연속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0월 하이난 방문자는 960만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작년 10월보다 3.1% 증가했다. 외국인 방문이 87% 급감했는데도 전체 방문자는 더 늘었다.

하이난은 동남아시아 다른 관광지에 비해 물가가 비싸 중국인보다는 외국인이 주로 찾는 곳이었다. 최근의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 중국의 소비심리 개선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인이 해외 관광 대신 국내 여행으로 소비하는 돈이 1650억달러(약 17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하이난에서도 가장 남쪽에 있는 휴양도시 싼야의 11월 호텔 숙박료는 평균 15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올랐다. 이달 들어선 190달러로 51% 뛰었다.

하이난이 7월부터 1인당 3만위안이던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를 10만위안(약 1663만원)으로 올린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7~10월 하이난 면세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4% 늘어난 120억위안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체 매출(136억위안)에 육박하는 규모다.

싼야 시내 중심의 하이탕면세쇼핑센터에 입점해 있는 명품숍에는 30분 이상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청두에서 온 관광객 시에 씨는 “줄이 너무 길어서 핸드백을 공짜로 나눠주는 줄 알았다”고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