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거리두기 2단계 첫날 거리엔 사람 줄고, 카페는 한산
[르포] "손님도 없는데 당분간 문 닫아야" 부산 광복로는 적막감만
"카페 안에서 테이블 이용할 수 없습니다.

포장만 가능한데 주문하시겠어요?"
1일 오전 부산 중구 한 카페에 들어서자 마스크를 쓴 직원이 손님들 간 거리두기를 안내하며 이같이 물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부산시는 1일 0시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식당은 오후 9시 이후 포장과 배달만 허용되고, 카페는 전체 영업시간 동안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클럽과 단란주점 등 5종의 유흥시설은 영업이 중단됐고,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직접판매 홍보관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금지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작된 첫날인 1일 오전 부산 중구 광복로.
예년대로라면 크리스마스트리축제에 연말 분위기까지 더해져 북적였을 거리지만 이날은 차분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했다.

대부분 카페는 손님들이 앉지 못하도록 책상에 의자를 엎어 놓거나 아예 불을 꺼놓은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3층짜리 대형 카페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테이블에 착석하는 손님들이 많아 직원을 고용한 것인데, 손님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 당분간 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과 포장을 하지 않는 카페는 인건비도 건질 수 없는 상황이라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2주간 아예 문을 닫기도 했다"고 말했다.

[르포] "손님도 없는데 당분간 문 닫아야" 부산 광복로는 적막감만
대신 사람들은 테이크 아웃 전문 카페를 이용하거나 빵집으로 향했다.

테이크 아웃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줄 서 기다리던 정모(32)씨는 "카페 공간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 카페보다 저렴한 테이크 아웃 커피를 사려고 한다"며 "평소보다 사람이 많아 주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실내체육시설 역시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면서 방역 강화를 하는 등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사하구 한 헬스장은 전날부터 영업 여부를 묻는 손님들의 전화에 오전 내내 분주했다.

해당 헬스장에서 일하는 엄모(27)씨는 "오후 9시 이후에도 개인 운동 수업이 원래 예약돼 있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하면서 스케줄을 재조정해야 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목욕장업은 음식 섭취가 금지되고 탕에는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사우나·한증막 운영이 금지되면서 점주들은 속상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들은 얼마 전 부산 지역 목욕탕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이미 손님이 줄어든 상황인데, 거리두기 강화로 손님들이 더 줄어들 것이라 염려했다.

서구에서 목욕탕업을 하는 업주는 "날씨가 추워지면 찜질방은 대목"이라며 "코로나19로 손님이 준 뒤 겨울만 보고 버텼는데 큰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탕에서 판매하는 음식으로 수입을 메우려 했는데 이마저도 안되니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이날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7명 추가되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르포] "손님도 없는데 당분간 문 닫아야" 부산 광복로는 적막감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