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을 경기·인천 지역으로 연장해 달라는 현지 주민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인천은 9호선, 고양은 고양선, 하남은 3호선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의 편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교통 호재로 부동산 상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검단주민총연합회,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등 주민단체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9호선을 공항철도 노선과 연결하는 직결 사업 재개를 요구했다. 서울시와 인천시가 시설 비용 분담을 놓고 힘겨루기 하는 바람에 사업 진행이 부진하다고 이 단체들은 주장했다.

주민들은 “인천국제공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 9호선 직결 사업이 서울시의 느닷없는 분담금 요구로 사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며 “국토교통부는 서울시를 설득해 9호선과 공항철도를 연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9호선 연장 사업의 좌초 위기는 인천시의 협상력 부재도 원인”이라며 정부와 서울시는 물론 인천시에도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9호선과 공항철도를 연결하면 김포공항역에서 환승 없이 인천공항이나 서울 강남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경기 고양시 식사동 주민 80여 명은 최근 세종시 종합청사 앞에서 고양선의 식사동 연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6만여 명이 서명한 입장문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고양선은 서울 새절역(6호선)을 출발해 고양시청까지 오는 14.5㎞ 길이의 신규 지하철로, 고양 창릉 3기 신도시 입주 시기에 맞춰 개통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광역교통 개선 대책 차원에서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 하남시의 경우 주민들은 3기 신도시 입주에 맞춰 3호선 연장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하남의 교산 3기 신도시를 지정하면서 감일역을 신설하는 등 3호선 연장 계획을 밝혔다가 최근 경제성이 낮아 송파~하남 경전철 노선을 다시 제안한 바 있다. 정부는 사업성 재검토 용역 결과에 따라 교산지구 교통 대책을 확정하기로 했다.또 경기 김포 주민들은 5호선의 김포공항역과 김포한강도시를 연결하는 김포한강선을, 파주 주민들은 3호선을 파주까지 연장 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인천·고양·하남=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