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문 장벽 허물고 유기적 협력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품질 문제와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품질 정보 조직과 문제 개선 조직을 통합하고 품질 불만 사례를 통계화한 뒤 유관 부서에 공유해 공동 대응 체계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끊임없이 불거지는 품질 이슈는 현대차와 기아차에게 늘 부담이었다. 세타2 엔진 관련 품질비용으로 3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 충당금을 반영하느라 올해 3분기 적자가 불가피해졌다. 전기차 코나 화재, 더 뉴 그랜저 엔진오일 누유 문제 등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현대·기아차는 그간 제기된 각종 품질 불만 사례를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할 계획이다. 과거 사례와 현장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불만 사례를 하나의 품질 관리 시스템에 통계화한다. 유사 사례가 발생하면 이를 기반으로 신속하게 참고하고 대응할 방침이다.
최근 차량 내에 탑재되는 다양한 IT 기술도 적극 활용한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나 소음과 진동 등 각종 차량 내 센서를 활용해 차량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신호를 감지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논란이 된 세타2 GDi 엔진 탑재 차량 등에 엔진 진동 감지 시스템(KSDS)을 적용하는 것도 이 일환이다.
차량 개발 시에도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능 개발에 집중한다. 문제가 발생하거나 사용성 개선이 필요해질 경우 부품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소프트웨어적 조치로 해결하기 용이하도록 차량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유관 부서의 유기적 협력 체계도 강화한다. 그간 현대·기아차는 문제가 발생하면 특정 부문이나 해당 부서 내에서만 해결하려고 했다. 향후에는 개발 단계에서 참여했던 연구소부터 차량 정비를 담당하는 서비스 부문까지 전 부문에서 조직 간 장벽을 허물고 문제를 공유해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의사 결정 체계도 간소화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객 불만이나 품질 문제가 발생했을 때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 고객에게 최대한 이른 시점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등 고객 만족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지난 14일 취임사에서 "우리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고객 행복의 첫걸음은 완벽한 품질을 통해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것"이라고 품질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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