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군사적 압박 강화, 실제 전쟁하려는 의도는 아냐"
"군사압박으로 굴복시키려는 전략"…"중국인민 설득 목적도"

최근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잇따른 군사적 압박 조치가 실제 대만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위협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전략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19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중국이 최근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의도적으로 강화하는 새로운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 전쟁을 일으키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대만 겨냥한 군사행동은 공격용 아니라 위협용"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최근 대만 해협 부근에서 '대만 침공 훈련'을 포함한 다양한 군사 훈련을 시행하고 았다.

또한 중국 공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들은 하루가 멀다고 대만 해협의 중간선을 넘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넘나들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한 인민해방군 해군 육전대(해병대 격)가 전투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합동 작전 훈련을 늘릴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지난 8월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만 방문에 이어 9월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차관이 대만을 방문하자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군사적 조치가 실제 대만 공격 감행을 염두에 둔 수순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해 당사국인 미국, 대만은 물론 중국의 대다수 전문가는 위협을 통해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의 데릭 그로스먼 선임 분석가는 중국의 점증하는 군사적 행동이 대체로 대만의 지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정책 결정이나 대응에 차질을 빚도록 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로스먼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대만의 방공식별구역 침범을 '뉴노멀'로 만드는 것은 매우 유리하다"고 말했다.

중국 군용기의 잦은 대만 방공식별구역 침입은 대만이 중국의 특정한 군사적 행동이 실제 전쟁을 하려는 것인지를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로스먼 선임분석가는 또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강화된 군사행동이 대만을 겁먹게 해 '굴복' 시키거나, 중국 군용기의 기동을 차단하기 위해 대만 군용기가 대응 출격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비롯한 군사 정보를 취득하려는 목적에서 설계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랜드연구소의 티머시 히스 선임분석가도 중국의 대만을 겨냥한 군사 행동이 대만을 굴복시키려는 목적, 즉 대만에 안보와 평화를 대가로 통일을 받아들이라고 위협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것은 군사적 공격보다 전쟁의 위협을 낮추는 것은 물론 중국 공산당이 자신의 인민들에게 대만에 관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고 설득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히스 선임분석가는 "중국의 훨씬 중요한 경제적, 국내정치적 문제들을 고려할 때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전쟁하는 것은 인센티브가 없다"면서 "왜냐하면 전쟁은 중국의 모든 문제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인민해방군 장성 출신인 왕자이시(王在希) 전 중국 공산당 대만사무판공실 부주임도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관찰자망(觀察者網)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을 평화적으로 통일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전제한 뒤 "평화와 전쟁 사이에 제3의, 즉 군사력을 이용해(전쟁하지 않고) 대만을 굴복시키는 길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