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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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미치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WHO가 입원 환자 1만12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WHO "렘데시비르, 코로나 환자 사망률 못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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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의 연대 실험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이다. 렘데시비르 외에도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 결과, 해당 후보군 중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생존에 크게 영향을 주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환자의 생존률을 높이는 치료제로 일부 효능을 입증받은 상품은 스테로이드계 소염제인 덱사메타손이 유일하다.

WHO는 지난 6월 보도자료를 통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주도한 덱사메타손 임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덱사메타손의 경우 면역억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WHO 수석 과학자 숨야 스와미나탄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는 지난 6월 이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후보군에 대한 연대 실험이 30개국에 있는 병원 500여곳에서 진행됐다.

렘데시비르는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약받은 치료제로도 알려져 있다.

올 3월부터 이달 초까지 WHO 연대 실험을 위해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입원 환자는 2750명에 달한다.

길리어드는 이달 초 코로나19 입원 환자 1062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렘데시비르가 회복 기간을 5일 단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5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한 임상 시험에서는 렘데시비르 처방 실험군의 사망률이 위약을 투약받은 대조군보다 4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렘데시비르는 같은달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후 중증환자 치료에 사용됐다.

국내 환자 600명 환자 렘데시비르 투여…부작용은 11건

렘데시비르 제조사 길리어드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렘데시비르 제조사 길리어드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렘데시비르는 지난 6월 3일 특례수입이 승인돼 7월 1일 국내에 공급됐다. 이후 같은 달 24일에는 정식 품목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13일까지 62개 병원에서 600명의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다고 방역당국이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렘데시비르의 국내 부작용 보고 사례는 11건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렘데시비르 부작용 보고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보고된 부작용은 총 11건이었다.

구체적으로 간 기능 수치 상승 3건, 발진 3건, 심실 주기의 수축·두드러기가 각 2건, 구토 1건이다.

식약처는 렘데시비르의 부작용에 대해 아직 중대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보고된 부작용이 해당 의약품에 의해 발생했다고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렘데시비르의 안전성이 완전히 확보된 것이 아니며,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투여 환자와 부작용 사례를 면밀히 추적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