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단체 "산하기관 3곳 여유자금 2억8천만원 신협에만 예치"
3월 '지역금융활성화 간담회'도 농협·새마을금고 빼고 신협만 불러
평택시 "의도한 것 아냐…다른 제2금융기관 상생방안도 마련할 것"

경기 평택시가 지역 제2금융권을 돕는다면서 산하기관 여유 자금을 유독 신협에만 예치시킨 것으로 드러나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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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제2금융 살린다'며 신협에 예치금 몰아주기 특혜 논란
평택시는 올해 3월 지역 제2금융권과 시 산하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금융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산하기관의 여유자금을 2금융권에 예치시킬 것을 권유했다.

시는 지정된 시 금고인 NH농협은행에만 자금을 예치할 수 있으나 시 산하기관은 이사회 의결만 거치면 거래 금융기관을 변경할 수 있다.

간담회 이후 평택시국제교류재단, 청소년재단, 복지재단 등 산하기관 3곳은 여유자금 2억8천여만원을 안중제일·평택·성동신협 등 관내 신협 3곳에 예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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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실신협에는 시 장학재단이 5천만원을 예치하기로 했으나 이사회에서 부결돼 무산됐다.

하지만 평택시가 이 간담회에 새마을금고나 단위 농협 등 다른 제2금융권은 초청도 하지 않은 데다, 유독 신협에만 자금을 예치시키도록 한 사실이 알려지자 배제된 제2금융권에선 특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시 산하기관이 일반 자금을 제2금융권에도 예치시키면 좋겠다는 것은 지난해부터 지속해서 시에 요청한 사항이었다"며 "그런데도 시가 유독 신협만 불러 산하기관과 연결해준 것은 특혜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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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평택시는 지난 3월 간담회 당시 신협 4곳에만 참석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에서 특혜 의혹이 확산하자 시는 서둘러 언론 브리핑을 열어 사실을 왜곡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역 시민단체인 평택시민재단은 "지난 6일 특혜 문제를 지적하는 비공개 질의서를 평택시에 보냈는데, 시는 다음날 돌연 출입 기자를 상대로 브리핑을 열었다"며 "당시 브리핑은 특혜 논란에 대해선 아무런 해명 없이 '제2금융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 산하기관 여유자금을 예치시켰다'는 물타기식 홍보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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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더구나 여유자금 예치의 계기가 된 지난 3월 간담회에는 신협만 불러놓고 보도자료에는 '(농협, 새마을금고 불참)'이라고 부연해 놓아 언론에서 볼 땐 단위 농협이나 새마을금고는 초청을 받았지만 오지 않은 것처럼 호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평택시 '제2금융 살린다'며 신협에 예치금 몰아주기 특혜 논란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제2금융권 활성화를 위한 산하기관 여유자금 예치가 신협에만 혜택을 주게 된 것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며 "차후 새마을금고 등 다른 제2금융권에도 상생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브리핑 자료에 '농협, 새마을금고 불참'이라고 쓴 것은 간담회 자리에 없었다는 내용을 표기한 것일 뿐 초청하지 않은 것을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