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기존 시스템 과감히 버려야 살아 남아"
"전기차 배터리부터 석유화학, 생명과학사업까지 전사적 디지털 전환(DX) 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은 13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사내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임직원 누구나, 현장 어디에든 DX를 활용할 수 있는 조직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 새롭게 선정한 디지털 전환 혁신 과제들 중 △전지사업본부 △석유화학사업본부 △첨단소재사업본부 △생명과학사업본부 등 4가지 대표사업부문에서의 대표 성과들을 각각 언급했다. LG화학은 올해 생산, 품질, 연구 개발(R&D) 등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경우 개선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과제 29개를 선정해 추진 중이다.

전지사업본부와 관련해 신 부회장은 “그동안 작업자 역량에 의존해 진행하던 전지 외관 검사를 인공지능(AI) 핵심기술인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화했다”면서 “이를 통해 불량률을 줄이고 비용까지 절감했다”고 평가했다.

석유화학사업본부에 대해서는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AI 기술 활용한 솔루션을 개발해 설비의 잠재위험요소를 조기에 발굴하고 제거하는 성과를 이뤘다”면서 “이를 통해 정비 비용 절감은 물론 공장 가동 정지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생명과학사업본부에 대해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약물 후보 물질을 효율적으로 탐색하고 있다"면서 "장기간의 투자와 높은 불확실성이 동반되던 신약개발 과정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 인재 양성 방안에 대해 “온오프라인 교육, 산학협력, 학위파견 등 제도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2019년 1월 취임 당시부터 디지털 전환을 강조해왔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에서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 등을 활용해 기존 전통적인 운영 방식과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것을 뜻한다.

신 부회장은 지난 8월 LG화학의 새 비전을 발표하며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기존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기업들이 오히려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기 쉽다"며 "기존 시스템을 포기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함정에 빠져선 안된다"며 "이미 시장의 룰이 바뀐만큼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각오로 동참해나가자"고 당부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