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투자증권회장에 구직자들이 "왕솔직" 엄지척한 사연
"우리나라의 GDP는 1900조원이다. 가계 자산은 1경 1000조원 된다. 이 가운데 금융자산은 4000조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자산은 55조원 수준이다. 앞으로 클 여지가 많다. 각국이 돈을 풀면서 시중에 자금이 넘친다. 증권사로서는 좋은 환경이 됐다. 이런 환경에서 좋은 인재들과 함께 꿈을 꾸고 싶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8일 오후 유튜브로 열린 '2020 채용설명회 토크온 라이브'에 출연해 취업준비생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구직자들에게 "우리는 앞으로 함께 할 동반자를 뽑고 싶다"며 "금융을 통해 세상을 더 풍요롭게 하는 꿈을 꾸는 사람이 우리의 동반자 상"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매년 대학 캠퍼스 순회 채용설명회를 통해 인재를 발굴해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캠퍼스 설명회 대신 서울 여의도 한투증권 본사에서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소규모로 진행했다. 현장 참여 신청자는 1068명으로 이 가운데 각 대학교를 대표하는 16명을 선정했다고 한투측은 밝혔다. 김 회장과 함께 지난해부터 캠퍼스 리크루팅을 순회했던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도 영상을 별도 제작해 12일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영한다.

이날 채용설명회는 온라인으로도 오후 3시 30분부터 5시까지 생중계 했다. 마스크를 끼고 나온 김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마스크를 벗으면서 "오프라인 설명회를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온라인으로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과 만나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구 한국투자증권회장에 구직자들이 "왕솔직" 엄지척한 사연
이날 설명회는 △김 회장의 강연 △구직자와의 질의응답 △한투증권 채용일정 소개 등으로 90분간 진행했다. 1부 강연후 2부 질의응답은 온·오프라인으로 실시간 이어졌다.

'입사 지원자의 자세'에 대한 질문에 김 회장은 "전문지식, 건강, 스펙이 있으면 좋겠지만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과거에는 어떻게 살았고, 현재 한투증권에 왜 지원했는지, 미래 10년후에는 어떤 증권맨이 될지를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 여성지원자가 비전공자인데 괜찮냐는 질문에는 "증권사 입사하는데 왜 꼭 경제·경영학과 출신이어야 하는가?"라며 반문하면서 "증권사 일을 하는데 필요한 지식습득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여성이 증권사 입사에 불리하냐는 질문도 받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남녀차이는 주민등록증의 뒷번호 1,2의 차이밖에 없다"며 "우리는 오로지 직원의 능력과 실적만을 평가하는 회사"라고 덧붙였다.

또 "한투인은 프라이드가 강한 것 같다"고 한 구직자가 말하자 그는 "우린 대기업 계열도 아니고 아군도 없었다. 작은 회사를 우리 힘으로 키웠기 때문에 자부심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부서장들을 보면서 "저 분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이렇게 클 수 있을까 생각한다"며 "그분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질문 가운데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규제에 대한 전략' 질문이 나오자 김 회장은 "솔직히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나는 경영자로서 그룹 전체를 챙긴다. 아마 그 분야 본부장이 정확히 잘 알 것 같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러한 답변에 학생들은 "회장님 솔직하셔" "진짜 멋있으셔요"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남구 한국투자증권회장에 구직자들이 "왕솔직" 엄지척한 사연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1991년 입사초 선배가 '주식시장은 천장 3일, 바닥 1000일'이라며 좋은 날보다 힘든 날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증권사 처우가 좋지만 입사후 힘든 일도 많이 해야 한다.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그런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램을 지원자들에게 남겼다. 행사후 김 회장은 참석한 구직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감사를 표했다. 이날 90분간 진행된 유튜브 시청자는 2000명에 육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22일(오후5시)까지 신입사원 입사 지원을 받는다. 서류합격자 발표는 11월 3일 할 예정이다. 채용 규모는 100명안팎이다. 지난해까지는 채용필기시험 전형이 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AI역량평가로 대체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