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20대 사이에서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가 소득이 적은 청년들에게 불안으로 작용하면서 은행 앞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신용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6조217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과 비교해봤을때 76.1% 늘어난 수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가 특히 높았다. 지난해 말 1624억원이었던 20대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8월 3798억원으로 무려 두배 이상(13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와 40대가 각각 71.6%, 70.5% 늘어난것과 비교해봐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20대 신용융자 잔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1500선 아래로 급락했던 지난 3월말에는 1093억원으로 잠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반등하면서 20대의 신용융자 잔액도 두배 이상 급등했다.

이에 대해 장혜영 의원은 "20대의 빚투 현상이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전 자산기반복지를 넘어 자산이 없는 청년들도 불안해하지 않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대의 빚내기 열풍은 마이너스통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7월말 기준 20대들은 올해 마이너스 통장에서 7648억원을 빼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가 늘어난 수준이다.

20대들의 마이너스 통장 사용액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한것은 5년간 처음이다. 마이너스통장 신설 건수도 2017년과 2018년 6만여건을 기록하다가 지난해에는 8만여건으로 급증했다. 대출한도 역시 지난 3년간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빚을 내는 20대가 많아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청년들의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훈 의원은 "대출규제와 집값 상승, 취업난 등으로 청년세대로서는 내집마련을 위한 '영끌' 주식투자를 위한 '빚투'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선제방안을 논의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