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였던 추석 방역 결과, 국정 방향·속도 좌우
공무원 피살사건 대응 따른 안보 향방 주목…경제는 한국판 뉴딜에 방점
추석 보낸 문대통령 앞에 놓인 '3제'…방역·경제·평화
추석 연휴 기간 청와대에 머물며 틈틈이 정국 구상을 가다듬은 문재인 대통령이 향후 국정 운영의 무게중심을 어디에 둘지에 관심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부가 최대 변수로, 만에 하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를 보인다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일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차단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한국판 뉴딜을 중심으로 한 경제 정책과 종전선언 제안 등을 고리로 한 한반도 이슈 대응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추석 보낸 문대통령 앞에 놓인 '3제'…방역·경제·평화
◇ 코로나 재확산 여부에 촉각…'긴장의 끈' 놓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추석 연휴를 코로나19 확산세의 분수령으로 봤다.

지난달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부 단체가 계획했던 개천절 집회를 두고 "우리 사회를 위험에 빠트린다면 어떤 관용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광복절 집회 이후 400명대까지 치솟았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간신히 두 자릿수로 떨어트린 상황에서 다시 확진자가 폭증하면 다시금 코로나19 차단에 많은 에너지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추가 지원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

지난 1일부터 신규 확진자 수가 나흘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귀성·귀경객과 여행객 등 대규모 인구 이동 속에 '조용한 전파'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어 청와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반대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간다면 'K방역' 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하게 된다.

이는 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백신의 공평한 접근권, 연대·협력 등의 목소리를 키울 동력이 될 전망이다.

추석 보낸 문대통령 앞에 놓인 '3제'…방역·경제·평화
◇ '코로나 고비 넘겼다' 판단 시 한국판 뉴딜 드라이브 걸듯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됐다고 판단한다면 문 대통령은 경제 행보를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방역 성공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 반등의 기회로 연결 짓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사회 안전망 기반 아래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대 축으로 한 한국판 뉴딜이 그것이다.

지난 8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 밀려 한국판 뉴딜이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5차례에 걸친 현장 행보 등을 통해 한국판 뉴딜의 불씨를 살려 나가는 데 주력했다.

따라서 그동안 방역에 쏟아부은 역량을 한국판 뉴딜 알리기 및 공감대 확산 등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보낸 문대통령 앞에 놓인 '3제'…방역·경제·평화
◇ 공무원 피살사건 논란 종식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시동 거나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논란을 어떻게 종식할지도 향후 국정 운영의 중요한 포인트다.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꺼내 드는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꺼져가던 불씨를 살리려다 돌발 변수가 나타났으나, 문 대통령은 남북 공동조사, 군 통신선 복구 등을 통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문제는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추석 연휴 기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나 대화·협력 기조의 대북정책에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등도 문 대통령에게는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한반도 평화 시계'가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려움 속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는 만큼 종전선언, 남북 보건협력 등을 이행하기 위해 이 같은 복안을 더욱 구체화하려는 노력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일 서훈 국가안보실장과의 통화에서 남북 간 대화를 통한 공무원 피살사건 진상규명 노력을 지지하며 청와대의 대응에 힘을 실어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 3일 위로전을 보낸 것도 문 대통령에게는 긍정적인 대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