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괜찮은데 의료진이 입원 조언했다"
"당장이라도 유세 나설 수 있어" 주장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한 측근이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측근에 "지금 당장이라도 여기(병원)서 나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 오후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에 전화를 걸어 "나는 지금 당장 나갈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고 말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30년 친구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직도 맡고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WSJ에 "통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아픈 사람 같지 않았다"며 "말투나 목소리 등이 평소 같았다"고 말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나는 (건강이) 괜찮다고 느꼈지만 의사들이 '일단 경과를 봐야 한다'며 입원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료진들은 갑자기 증세가 악화될 수도 있다며 입원을 권유했지만, 나는 당장이라도 나가서 선거 유세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리아니 전 시장과의 통화에서 그간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이곳저곳을 방문한 점에 대해서도 별다른 후회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고, 몇달동안 백악관에 틀어박힌 채 지낼 수는 없는 사람"이라며 "장군은 뒤에 숨은 채 군대를 이끌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 대중에 자신의 입장을 전하라고도 했다"고 WSJ와 뉴욕포스트에 말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 병을 이겨낼 것이고, 이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코로나19가 마냥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게 아니라는 기존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내가 그간 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코로나19 사태를 대했다면 미국인들은 더 많은 공포와 공황에 빠졌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마스크를 잘 쓰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 한 얘기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반 질병의 심각성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당시에도 "미국인들이 공포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