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마지막 단계인 임상 2·3상 시험을 시작한다. 코로나19 환자 1020명을 대상으로 치료제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이 국내에서 임상시험 최종 단계인 3상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셀트리온 코로나 항체치료제, 임상 2·3상 승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이 제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후보물질(CT-P59) 임상 2·3상 시험 계획을 승인했다고 17일 발표했다. CT-P59는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유전자재조합 중화항체 코로나19 치료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해 몸속 세포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셀트리온은 지난 7월 식약처로부터 이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1상 시험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환자 32명에게 치료물질을 투여해 안전성을 확인했다. 위중한 환자를 제외한 경증 환자와 중간 정도 환자가 대상이다.

식약처는 셀트리온에서 제출한 임상 1상 시험 결과를 토대로 안전성 등이 확인됐다고 판단했다.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해도 큰 문제가 없고 부작용이나 불편감이 일부 있더라도 임상시험 대상자가 견뎌낼 수 있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다음 단계 임상시험을 진행하도록 결정한 배경이다.

대개 의약품 임상 시험은 1상 시험에서 안전성을 확인한 뒤 2상, 3상 시험을 따로 진행해 유효성 등을 확인한다. 3상 시험은 최종 허가 전 단계다. 식약처는 CT-P59 임상 2·3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허용했다. 의약품 허가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셀트리온은 2상 시험을 통해 코로나19 환자 300명, 3상 시험을 통해 720명에게 CT-P59를 투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적절한 용량을 가늠하고 최종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다. 셀트리온은 미국 루마니아 등 다섯 개 나라에서도 CT-P59의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했다. CT-P59를 포함해 국내에서 코로나19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치료제는 17개, 백신은 2개다.

미국 일라이릴리는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후보물질(LY-CoV555)을 활용한 임상 2상 연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LY-CoV555를 투여한 환자 302명 중 입원한 환자는 5명으로 1.7%였지만, 위약(가짜약)을 투여한 환자 150명 중에는 9명(6%)이 입원해 입원율이 낮다는 점을 입증했다. LY-CoV555 치료군 환자의 증상이 더 빨리 개선됐다. 다니엘 스코브론스키 일라이릴리 최고과학책임자는 “이번 중간 결과는 LY-CoV555가 항바이러스 효과를 내는 데다 코로나19 관련 입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중화항체가 코로나19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도 임상시험에 속도를 내면서 코로나19를 항체치료제로 치료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