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자 달러를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달러예금이 사상 최대로 불었다.

달러 계속 모으는 기업들…8월 달러예금 또 '사상 최대'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0년 8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국내 거주자의 달러예금 잔액은 765억9000만달러로 7월 말에 비해 3억7000만달러 늘었다. 8월 말 달러예금 잔액은 2012년 6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거주자 달러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달러예금을 말한다. 달러예금 잔액은 6월 말(734억6000만달러), 7월 말(762억2000만달러)에 이어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의 달러예금이 608억5000만달러로 전달에 비해 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개인은 157억4000만달러로 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경우 원자재 등 수입품을 사들이기 위해 결제용 달러를 모아두면서 달러예금 잔액이 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불확실성에 대비한 움직임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달러예금 잔액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3월 말 504억1000만달러로 전달에 비해 57억달러 늘었고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달러화, 엔화, 유로화를 비롯한 외화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 11억4000만달러 늘어난 885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유로화예금 잔액은 41억5000만달러로 5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엔화예금은 47억6000만달러로 14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