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내각이 논의 이어가 연내 결론 내도록 못박는 차원인 듯

일본 정부가 1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재임 중 완성하지 못한 탄도미사일 방어 계획과 관련한 새로운 안보 전략의 방향성을 연내에 제시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다.

아베 총리 명의의 이 담화는 상대(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위와 적 기지 공격 능력을 포함하는 개념인 '미사일 저지'라는 표현을 통해 국제법, 헌법, 전수방위의 범위에서 미사일 방어 계획을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담화는 이날 아베 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최종 논의한 뒤 발표된다.

퇴임 앞둔 아베, 오늘 '미사일 저지' 새 안보전략 담화 발표
아베 총리의 일본 정부는 2017년 말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지상 배치형 탄도 미사일 요격 체계인 미국산 이지스 어쇼어 2기 도입을 결정하고 아키타(秋田)현과 야마구치(山口)현 등에 배치를 추진하다가 지난 6월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갑자기 배치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아베 총리는 이지스 어쇼어 대체 방안과 더불어 새로운 미사일 방어 전략의 하나로 위헌 소지가 있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문제를 거론했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폭격기나 순항 크루즈미사일을 사용해 탄도 미사일 발사 기지 등 적의 기지를 타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분쟁해결 수단으로서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일본 헌법 제9조에 기반을 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아베 총리의 발언을 이어받아 '미사일 방어검토팀'을 가동해 '상대(적) 영역 안에서도 탄도미사일 등을 저지하는 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 미사일 방어전략을 마련해 아베 총리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그간 4차례의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일 갑자기 신병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게 됐고, 오는 16일 새 총리가 취임할 예정이어서 아베 총리 주도의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새 내각이 논의를 이어가 연내에 결론을 내도록 못을 박아 두는 차원에서 담화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보국장은 지난 4일 전화 협의를 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미사일 방어와 관련한 새 안보정책 방향을 구체화하는 대로 중기 방위전략인 '방위대강'과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