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같은 날 "개천절 집회를 중단해달라"는 메시지를 냈다.

김종인 "3·1 운동 생각나지만…개천절 집회 미뤄 달라"

김종인 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지금은 온 국민이 일치단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느냐 무너지느냐를 가늠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개천절에 또다시 대규모 거리집회가 열린다고 한다"며 "1919년 스페인 독감으로 13만 동포가 사망하고 온 나라가 패닉에 빠진 가운데도 애국심으로 3·1운동에 나간 선조들이 생각난다"며 운을 뗐다.

그는 "가슴 뭉클하고 정치 몸담는 사람으로 죄송스러움조차 느끼고 있다"며 "당장 낼 알 수 없는 이 순간, 부디 여러분의 집회를 미루고 이웃 국민과 함께해주길 두 손 모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위원장은 다소 감정이 북받친 듯 발언 도중 가파른 호흡을 내쉬었다. 그는 재차 "두 손 모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온 국민 뇌리에 깊숙이 각인된 정권의 반칙과 국정 파탄은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다"며 "저는 여러분의 절제 있는 분노가 오히려 더 많은 호응과 지지를 받아 국민 속에서 익어갈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의 과오는 그리 쉽게 도망치지 않는다"며 "추석 명절과 개천절에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꼭 준수해달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개천절 집회 참석자 출당하라"

국민의당은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전 30분 전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개천절 집회에 참여하는 이들은 출당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제1야당은 지난번 광복절 집회 때보다 더 분명하게 개천절 집회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며 "이런 상황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도심 집회는, 중도층 국민들을 불안하게 해서 등 돌리게 하고,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권에게 좋은 핑곗거리만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유행의 일차적 책임은 종식 운운하며 국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낸 정부에 있다"며 "지난 광복절 집회와 같은 행사가 감염 확산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개천절 도심 집회를 계획하는 분들에게 부탁 말씀드린다"며 "누구도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빠트릴 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먼저 생각해 주셔야 한다"며 "실질적인 효과도 적다"고 비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