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 남도 아닌 평안도…김동욱 교수, 1833년 필사본을 현대어로 역주

조선시대 판소리계 소설인 '흥부전'의 가장 오래된 필사본이 지금 우리가 쓰는 일상어로 독자들에 소개된다.

도서출판 문학동네는 2017년 공개된 '흥보만보록'을 김동욱 계명대 국어국문학과 조교수가 현대 국어로 정리하고 주를 단 '흥보만보록:최초의 흥부전'을 출간했다고 2일 밝혔다.

흥부전 최고본(最古本)인 흥보만보록은 송준호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소장하고 있던 자료로, 1833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오래된 '흥부전' 출간…무과 급제한 덕수장씨 시조
특히 기존에 알려진 흥부전 이본 40여 종과는 배경과 내용이 상당히 달라 중요한 사료로 평가돼 왔다.

이 책에서 흥부는 연 씨나 박 씨가 아니라 덕수 장씨의 시조가 된다.

박을 탄 이후에는 무과에 급제해 관리가 되는 점도 흥미롭다.

배경도 전라도나 경상도가 아니라 현재 평안도 평원군 일대를 말하는 평양 서촌이다.

선악 구도 역시 명확하지 않고 흥부와 놀부 모두 부잣집 데릴사위로 표현됐다.

형제간 부의 격차가 발생한 이유는 흥부가 밥을 29공기나 먹는 가난한 친부모를 봉양하고자 친가로 돌아온 반면, 놀부는 처가에 눌러앉았기 때문으로 설명된 것도 흥미롭다.

제비도 흥부의 집에 날아온 게 아니라 흥부가 우연히 다리를 다친 제비를 발견한 것으로 돼 있다.

김 교수는 '임화정연' 연구로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