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가장 낮은 -3.3%로 떨어졌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가장 낮은 -3.3%로 떨어졌다. 사진=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올해 경제 성장률이 -3%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값을 기본, 비관 시나리오에서 각 -1.3%, -2.2%로 제시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발표 시점의 재확산 추세와 '2단계 거리두기'가 9월 말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비관 시나리오는 겨울, 즉 연말까지 계속되는 경우를 가정했다.

하지만 비관 시나리오에서 '3단계 거리두기'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경제 전문가들은 3단계 거리두기로 올해 남은 기간 소비가 지금보다 더 크게 위축되면 성장률이 -3%대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코로나와 경제 상황은 (한은의) -2.2% 성장률 전망 가정보다 더 안 좋다고 보는 게 맞다. 한은으로서는 성장률 전망을 더 낮추면 금리를 추가로 낮추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3단계로 격상되면 경제 타격은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현실이 되면 올해 성장률은 -3% 이하로 낮아질 것"이라며 "국내 3단계 거리두기로 소비가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해외 코로나 상황도 쉽게 나아지지 않아 수출의 큰 폭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성장률은 한은의 비관 전망치(-2.2%)보다 더 떨어져 연간 약 -3%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5일 KB증권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예상되는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에서 3단계가 2주간, 한 달 시행되면 연간 성장률이 각 최소 0.2%포인트, 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3단계가 전국 단위로 한 달 시행되면 연간 성장률 하락 폭은 0.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KB증권의 이 시나리오를 한은의 -2.2% 성장률 전망에 적용하면, 전국 3단계 거리두기가 1개월만 지속해도 성장률이 -3%까지 추락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3단계 거리두기 같은 강력한 '경제활동 제한'에 따른 경제 여파는 이미 다른 선진국들의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27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은 -31.7%(전기대비·연율)까지 추락했다. 연율이 아닌 우리나라와 같은 기준의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8%가량이 된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9.5% 수준이다.

이런 2분기 성장률 하락 폭은 미국 정부가 194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8.4%)의 4배에 이른다.

모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택대비 명령과 상점·기업 문을 닫는 경제·사회적 봉쇄(셧다운) 조치로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고 평가받는 독일의 경제조차 봉쇄 조치의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독일의 2분기 GDP는 1분기보다 9.7% 감소해 1970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독일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국경을 폐쇄하고 공공생활을 통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