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교역량이 줄면서 올해 수출이 52년 만에 최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수출이 쪼그라들면서 경상수지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을 -4.5%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전망치(-2.1%)와 비교해 2.4%포인트 낮은 수치다. 한은의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수출 성적표가 1958년(-11.2%) 후 최악을 기록하게 된다.
수출 전망이 종전보다 나빠진 것은 올 상반기 수출 실적이 추정치를 크게 밑돈 영향이다. 한은은 올 상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4%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상반기 수출은 3.2%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국경 봉쇄조치를 취한 데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교역량이 급격히 쪼그라들어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세계 교역량(실질 기준)이 전년에 비해 12.9~31.9%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수출 감소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종전 전망치(570억달러)보다 30억달러 감소한 540억달러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급감한 2012년(487억9060만달러) 후 최저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