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당분간 조정 불가피, 3월 수준 폭락 확률은 낮아"
코로나 2차 대유행 우려…증시 3월 폭락장 재연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에 국내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86.32포인트(3.66%) 하락한 2,274.22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역시 전날보다 27.60포인트(3.37%) 내린 791.14에 마감했다.

지난 3월 폭락장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에 힘입어 상승 곡선을 그리며 바로 지난주 2,4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단숨에 2,200선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기세가 지수를 끌어내린 중요한 재료로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 미국 추가 부양책 합의 난항,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 대외 리스크가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이보다는 국내 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이 증시에 더욱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최근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시장에 부담이 커졌고 투자자들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너무 올라 있다 보니 투자자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던 게 사실"이라며 "약간의 악재만 나와도 주가가 많이 하락하는 것을 보면 시장 심리가 굉장히 불안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2차 대유행 우려…증시 3월 폭락장 재연될까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서 가격 부담이 너무 컸고 꼬인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리스크가 있었다"며 "즉 시장이 조정을 받아야 할 시점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조정 폭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코로나19 재확산이 다시 주가 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다.

지난 3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 공포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렸고 국내 증시도 무너졌다.

1∼2월에 2,200선 안팎에서 움직이던 코스피가 3월에 맥없이 1,400선으로 추락했다.

이후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으나 주가를 무섭게 끌어내렸던 코로나19 유행이 다시 변수로 등장하면서 시장에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3월 수준의 폭락장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한다.

이미 코로나19에 따른 폭락장과 그 이후 반등장을 겪어 학습 효과가 생긴 데다가 유동성 공급 등 시장 불안을 뒷받침할 정책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정용택 센터장은 "3월에는 코로나19 관련 경험이 없었지만 지금은 정보가 많고 장이 급락한 후 어떻게 반등했는지 투자자들이 학습했다"며 "그런 효과가 남아 있어서 3월만큼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유동성 공급으로 머니마켓펀드(MMF) 등 대기 상태 자금이 많고 상승장에서 이익을 실현한 자금도 꽤 있다"며 "그런 자금이 장을 받치러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 3월과 같은 폭락이 올 확률은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2차 대유행 우려…증시 3월 폭락장 재연될까
정연우 센터장도 "투자자들은 주가가 폭락했다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정책의 힘을 확인했다"며 "3월에는 정책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추가로 정책이 들어오리란 기대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당분간 국내 증시는 조정이 불가피해도 전반적인 시장 추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용택 센터장은 "광화문 집회 이후 2주간, 즉 8월 말까지는 시장이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매우 민감하게 노출될 가능성이 커 당분간 조정 국면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2,200선 아래로 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연말까지 놓고 보면 상승장이 도래할 수 있다"며 "9∼10월 전후로 미국에서 1개 이상의 코로나 백신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