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 10여명도 2m 간격으로 띄워진 대기 의자에 앉아 연신 손부채질을 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인력으로 투입된 한송희(27) 남동구 보건소 보건행정과 주무관은 "방호복 자체가 통풍이 되는 재질이 아니라 냉풍기 바로 앞에 서 있어도 시원함을 느끼기가 어렵다"며 "확진자가 가장 많았을 때는 인력 1명이 하루 70명까지 검사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방호복을 벗고 나서도 한동안 몸에 쌓인 열이 배출이 안 돼 초기에는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많았다"며 "그나마 냉풍기가 설치되는 등 환경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검체 채취에 역학조사까지…"체력적 한계에 돌아가며 병가"
이 선별진료소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5개조 15명이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주간·야간·당직 근무를 나눠 선다.
지난주에만 매일 평균 163명이 찾아 검체 검사를 받았고, 그중 하루는 검사자가 360여명에 달했다.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정유선(26) 남동구 보건소 보건행정과 주무관은 "냉풍기도 날씨가 좀 도와줘야 시원한데 한낮인 오후 12∼2시에는 별 효과가 없다"며 "교대 근무를 하고는 있지만 장기전이 되다 보니 다들 체력적인 한계에 부닥쳐 돌아가며 병가를 쓰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료소 업무가 천막 안에 계속 앉아 있는 게 아니라 검체 채취와 역학조사를 돌아가면서 하는 구조"라며 "확진자 1명이 발생하면 검사 대상자 수십 명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력에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 인천, 클럽·물류센터 이어 사랑제일교회발 집단감염 이어져
인천에서는 올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태원 클럽, 쿠팡 부천 물류센터, 서울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發) 집단 감염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준 인천 지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48명으로 늘었으며 이 중 40명에 가까운 수치가 사랑제일교회 관련 감염자다.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감염된 인천 학원강사 관련 확진자는 인천에서만 초·중·고교생 등 40명이 넘었으며 무려 '7차 감염' 사례까지 나왔다.
수도권에서 잇따라 발생한 집단 감염 사태에 반년 넘게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의료진의 피로도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선 상태다.
올해 2월 코로나19 전담진료병원으로 지정된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의 코로나19 확진 입원자 수는 한때 10명대까지 내려갔으나 이날 58명으로 다시 치솟았다.
다인실에도 이동형 음압 장비를 설치해 188개 격리 병상을 확보했지만, 남녀 환자를 함께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입원할 수 있는 최대치는 106명가량으로 추산된다.
◇ "말 그대로 사투"…"검사인력 피로 줄이게 검사 시설·환경 개선"
인천의료원 관계자는 "교회와 종교 시설을 중심으로 며칠 새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의료원 입원자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라며 "40명가량의 의료진이 말 그대로 사투를 벌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무더위 속 의료진들의 고충을 덜고자 보다 진화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데 발 벗고 나섰다.
부평구·계양구 보건소나 인천성모병원의 경우 의료진과 수검자 공간 사이에 아크릴 벽이 설치된 비접촉식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수검자와의 접촉이 아크릴 벽으로 차단돼 의료진은 레벨D 방호복을 입지 않고도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다.
남동구 보건소도 다음 달 중으로 양압·음압 시설, 개인 검사실, 가림막, 장애인 검사실 등을 갖춘 선별진료소를 경량 철골조로 새로 짓는다는 방침이다.
지경란 남동구 보건소 감염병대응팀장은 "아무래도 최전방 인력들의 피로도가 많이 누적된 상태여서 이를 덜 수 있도록 시설과 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