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마스크 착용 강제할 법적 근거 없어 계도만"

"치킨 시키신 분!"
제주 식당가 마스크 미착용 신고 잇따라…"평소에 잘 쓰는데"
광복절 황금연휴가 한창인 지난 15일 제주 협재해수욕장.
한 치킨 배달원이 양손에 치킨과 맥주를 든 채 파라솔을 돌며 손님을 찾고 있었다.

파라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

30도를 훌쩍 뛰어넘는 불볕더위 속에 관광업 종사자의 마스크 미착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제주도 관광불편민원접수 게시판을 보면 관련 문제를 제기하는 관광객과 도민의 신고가 여러 차례 올라와 있다.

게시판에 글을 남긴 도민 최모씨는 "맛집으로 인정받는 곳이라 손님들을 모시고 식사하러 갔는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주문을 받고 있었다"고 글을 남겼다.

그는 "식당 내부를 돌아보니 일하는 10여명의 직원 그 누구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며 요식업 종사자의 경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주 식당가 마스크 미착용 신고 잇따라…"평소에 잘 쓰는데"
지난 8월 7일부터 3박 4일간 제주 관광을 다녀간 관광객 이모씨는 "가는 식당들마다 업소 주인과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실태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음식점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기는 커녕 주문한 메뉴를 큰소리로 주방에 전달하는 모습에 정말 불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음식점에 항의했더니 '평소에 잘 쓰는데 오늘(당일)만 안썼다'는 말만 돌아왔다며 "나중에 더 큰 혼란이 발생하기 전에 제주도 만큼은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해달라"고 말했다.

제주 관광의 새 명물로 떠오른 동문재래시장 내부의 마스크 착용 문제점을 지적한 신고도 있었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최모씨는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의 경우 비교적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지만, 동문시장 상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며 "더 엄격한 계도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 식당가 마스크 미착용 신고 잇따라…"평소에 잘 쓰는데"
제주도 보건건강위생과는 "현재까지는 음식점 종사자의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어떠한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와 지자체에서 음식점 종사자 및 이용자의 마스크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6일 열린 긴급대책회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례에 대한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도민과 여행객들의 마스크 착용 권고를 강화해야 한다.

다중이용시설과 관광지 등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출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 발동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게시판을 보면 마스크 착용 외에도 여러 가지 관광 불편 민원이 접수돼 있다.

관광업 종사자들의 불친절과 해수욕장 자릿세 징수와 관련한 불편 신고도 많았다.

또 옥돔과 비슷한 중국산 '옥두어'를 제주의 한 모범음식점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이에 대해 제주자치경찰단은 "해당 음식점에서 판매한 옥돔의 포장 비닐에는 '국내산'으로 명시돼 있다"면서도 "생물 상태에서는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하지만, 가공 처리된 냉동상태에서는 구별이 불가능하다.

제주시 담당부서로 현장점검 결과를 통보해 관련법에 따른 행정처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