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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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이달 말까지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급 완료를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지원금 지급 현장에선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2주만에 지급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계속해서 바꿔 긴급 지원금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진 탓이다. 이달 말이 아닌 9월 초중순은 돼야 지원금이 지급될 것이란 상담을 받은 신청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한국경제신문이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신청자들의 지급 현황을 살펴본 결과 신청한지 두달이 넘게 지나도록 지원금 수령을 하지 못한 사례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6월 초중순께 지원금을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심사중이거나, 심사가 완료됐는데도 지원금이 계좌로 들어오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지원금 신청자는 "일감이 모두 끊어진 상황이라 제도가 생긴 후 곧바로 신청했지만 아직도 받지 못했다"며 "생계를 긴급하게 지원하겠다는 취지가 이미 무색해진 것 아닌가"라고 답답해했다.

정부가 공언한 8월말 지급완료도 불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한 지원금 신청자는 "정부가 8월말까지 지급을 하겠다고 했지만 전화 상담 결과 '빨라야 8월말이고 9월 초중순은 돼야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언제 지급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신청자는 "정부가 말하는 지급완료는 지급 결정이 됐다는 의미인 것 같다"며 "'지급완료'라는 통보를 받고도 실제 돈이 들어오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업종 종사자들을 위해 정부가 소득이 급감한 프리랜서 등 특고 종사자와 영세 자영업자가 소득 감소를 증빙하면 15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 6월1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신청을 받은 결과 정부 예상인원 114만명을 초과하는 176만명이 지원했다.

신청자 수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당초 신청 후 2주 이내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계획도 무산됐다. 정부는 2주이내 지급에서 4주이내 지급으로 일정 변경을 공지했다가 지금은 이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상담 전화가 계속해서 '불통'인 점도 신청자들이 답답해하는 부분이다. 정부는 상담인원을 대폭 늘려 대응하고 있지만 신청자들의 문의가 쏟아지면서 전화 연결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는 게 지원금 신청자들의 전언이다.

고용부는 8월말 지급완료를 위해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0일 40% 수준에 불과했던 처리율은 지난 7일 71.9%로 높아졌다. 176만건의 신청 건수 중 126만8566건이 처리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1조2838억원이 지급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